서울 시민 대부분이 자신의 소득수준보다 못한 집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비싼 주택 임대료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최근 개발한‘주택임차가능지수’ 지역별 비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서울이 9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던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주택임차가능지수는 가구 소득과 재산을 비교해 적정한 집을 빌릴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수다. 이 지수가 100이면 각 가구가 소득이나 재산 수준에 적정한 집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0부터 200까지 값을 갖는다.
지수가 100 미만으로 하락하면 임대료 부담이 커져 소득이나 재산과 비교해 임대시장에서 떨어지는 집을 골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100을 넘으면 임대료 부담이 적어 소득이나 재산에 비해 괜찮은 집을 빌리는 것이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을 넘지 못해 주택 임대료 부담이 가장 높았고 소득대비 적정한 집을 빌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다음으로 인천(109), 경기(114) 지역이 전국 평균을 하회하며 수도권의 주택임대 부담이 높았다.
주택임차가능분포도로 보면 서울은 주택임차가능분포도와 기준선과의 교차점이 58%였다. 이는 소득 수준이 상위 42%는 돼야 주택 임대 시장에서 자기 소득 수준에 맞는 집을 고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이하로는 자기 소득보다 못한 집을 골라야 한다.
경기도는 교차점이 35%에 있어 상위 65%까지는 소득 수준 이상의 집을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하는 집을 구할 때 임대료 부담이 커 임대가능한 집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택임차가능지수가 가장 높았던 곳은 전남으로 152를 기록해 소득 대비 가장 좋은 집을 살 수 있었다.
이어 강원도가 148로 높았고 광주와 충북, 경북이 각각 144로 뒤를 이었다. 충남과 울산도 각각 143과 14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백인걸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이자율 하락과 월세 시장 확대, 월세 안정화, 자산 및 소득 증가 등으로 임차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서울과 저소득층은 여전히 부담이 있다”며 “지역이나 소득에 따라 주택금융정책과 임차시장정책이 차별적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