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관세 폭탄에 고심하는 철강업계…오는 4월 11일 결판

美 철강 관세 폭탄에 고심하는 철강업계…오는 4월 11일 결판

기사승인 2018-02-20 05:00:00

국내 철강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미국이 보호 무역주의를 앞세워 철강에 관세 폭탄을 부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美 상무부 3가지 안(案)제시… 4월 11일 결정

미국 상무부는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대해 53%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 △국가별 대(對)미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상무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에 제시된 세가지 방안을 놓고 최종 결정한다.

국내 업체들은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대해 53%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채택되는 경우를 최악의 상황으로 여기고 있다.

앞서 미국 상부모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최대 약 25%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53% 관세율이 적용된다면 100%에 가까운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특히 2안이 결정될 경우 중국이 미국 상대로 보복 관세 조치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국내업체 우선 "지켜 보자"… 현지 생산 법인 최대 활용

국내 업체들은 우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대미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미 철강 수출량은 354만톤으로 전체 철강 수출량의 11% 수준이다. 전년(2016년, 374만톤) 대비 20만톤 가량 줄었다. 대미 수출량이 가장 많았던 2014년(570만톤) 대비해서는 대폭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 비중은 이미 낮아져 있어 강관을 제외하고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 영향보다는 중국이나 유럽 등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대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세아제강, 넥스틸 등 중소 철강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의 대미 수출량은 각각 92만9000톤, 53만6000톤으로 전년 보다 각각 119.8%, 52.3% 늘었다.

이에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법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美 시장 '제한적'… 전 세계 철강 가격 상승시킬 것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과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확장법 232조로 미국 이외 철강업체들에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한국 철강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01년 미국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사례에 비춰봤을 때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철강 내수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번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공장기계협화와 정밀금속가공협회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수입 제품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내 철강 가격이 매우 높아져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미국 내 일자리까지 사리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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