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 웃는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 2000억 기대

고유가 시대에 웃는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 2000억 기대

기사승인 2018-07-05 05:00:00

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상승에 웃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석유개발사업(E&P)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이후 3년 6개월 만에 50불 박스권에 머무르던 국제유가가 70불 대로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그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석유개발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연이어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내 최대 민간 석유개발사업자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향후 약 5300억원을 미국 셰일 사업에 출자할 계획이라고 공시하는 등 석유개발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은 2014년에 연간 영업이익 약 4295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3년간 2000억원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해왔다.

케이프투자증권 전유진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이 해외 석유광구 생산량 증가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뚜렷한 이익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미국 셰일업체 롱펠로우社를 인수했다. 향후 미국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추가적으로 늘릴 여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2분기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약 145억원 상승한 593억원"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국제유가 흐름도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이 올해 실적 도약을 이뤄내리란 긍정적 신호를 보내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5월부터 평균 70불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50불 박스권에 머물던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매 분기 평균 10불씩 상승해온 것이다.

석유개발사업 실적은 국제유가에 정비례한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은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박스권을 형성하던 2012년~2014년에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국제유가가 50불 박스권에 머무르며 영업이익 1000억원대로 급전직하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봉쇄를 추진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원자재 투자 회사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이란산 원유가 실제로 봉쇄된다면 WTI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5∼100달러, 최고 105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꽤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에릭 리도 "시장 참가자들은 의도된, 또는 의도되지 않은 공급 부족 때문에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두 건의 석유개발사업 성과를 발표하는 등, 업계 호황을 누릴 준비를 마쳤다.

우선 지난 6월 미국 셰일업체 롱펠로우(Longfellow)社의 지분 전량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 2014년에 오클라호마 소재 그랜트/가필드 카운티(Grant/Garfield County) 생산광구 지분 75%와 텍사스 소재 크레인 카운티(Crane County) 생산광구 지분 50%를 획득한 데에 이은 것이다.

이에 롱펠로우社의 자산과 기존 그랜트/가필드 카운티, 크레인 카운티 생산광구에 대한 운영권을 모두 갖게됐다. 생산광구 운영권을 갖고 있는 사업자는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그곳에서 생산되는 원유량을 결정할 수 있다.

국제유가가 올라 마진을 남기기에 좋은 시점이 도래하면 자유롭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70불 대에 머무르는 요즘은 셰일광구에서 마진을 남기기 위한 최적기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社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 원가는 약 36.2달러 수준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에는 중국 남중국해에 위치한 PRMB 17/03  광구에서 독자 기술을 갖고 일 평균 3750배럴 원유를 생산하는 데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탄성파 탐사 단계, 시추 위치 선정 단계, 시추 단계 등,  원유를 탐사하는 데에 필요한 전 단계를 자체 기술력으로 해냈다. 이는 1983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래 36년간 축적해온 기술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과 중국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페루, 베트남 등 각지에서 생산광구를 운영 중에 있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 생산량 및 수익성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페루에는 원유 생산광구 3곳, LNG 생산공장 1곳이 있다. 베트남에서는 기존 유전 4곳에 대한 생산량 증대 작업과 함께 신규로 확보한 ‘Su Tu Trang’ 광구 유전개발이 진행 중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페루, 베트남 등 9개국 13개 광구에서 5억3,000만배럴(BOE)의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일 5만5000배럴(BOE)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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