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3년 만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지만 국민의 불편이 증가하더라도 메르스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다소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쿠웨이트에서 두바이를 거쳐 인천공항에 입국한 61세 남성 A씨가 다음날인 8일 메르스 확진을 받자 9일 오후 2시경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대응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한 노력을 거듭 당부했다.
특히 이 총리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언급하며 “38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결과 못지않게 그 과정 또한 많은 아픈 경험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 대응은 더뎠고, 환자가 다녀갔거나 입원한 병원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불투명하게 관리해 국민 걱정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초동대응을 제대로 하고, 모든 일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피해자가 1명도 나오지 않고 국민이 걱정을 덜 하도록 최선을 다 해야겠다”면서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해 추가피해를 막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보다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아울러 “놓치고 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지금 격리된 22명과, 그 가족들 또는 우리가 모르는 22명과 접촉했던 이들의 협조가 절실하다”면서 본인과 다른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홈페이지, 온라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전할 것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SNS 등을 통해 ▶그 환자가 탔던 택시 운전사는 어떻게 됐나 ▶쿠웨이트에 있는 환자 회사 가족들은 어떻게 되나 ▶대사관에서는 뭘 했나 ▶그 비행기는 어떻게 조치했나 ▶그 택시는 어떻게 했나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하며 적극적인 정보정달도 당부했다.
그는 “언론은 늘 분량의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언론의 숙명적 한계”라며 “질문이 더 나오지 않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 날마다 기자회견을 해서(했으니) 됐다,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걱정이 많이 쌓여있는 시기에 건축물 안전사고에 메르스까지 발생해 불안이 몹시 커져있다. 더구나 추석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국민들이 더욱더 황망해할 것”이라며 공직자들이 긴장하고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진희선 서울시 부시장, 메르스 환자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김남중 감염내과 교수, 민간 전문가인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와 한림대 이재갑 교수가 참석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