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팀’ 젠지가 롤드컵 대표 선발전 전승 기록을 6전 전승으로 늘렸다.
젠지는 14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그리핀과의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한국 지역 대표 선발전 2라운드 경기를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최종 관문인 3라운드에 진출했다.
1라운드 SK텔레콤 T1전에 이어 다시 한번 펼쳐진 풀세트 접전이었다. 젠지는 이날 승부처였던 마지막 세트에서 내셔 남작 버프를 내줘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불리한 와중에도 대규모 교전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면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 롤드컵으로 향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매년 롤드컵 선발전이 펼쳐질 때쯤이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는 젠지의 강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하루였다. 가을바람을 뒤에 업은 젠지는 마지막 세트 당시 글로벌 골드가 5000가량 벌어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이미 지난 2016년과 2017년 아프리카 프릭스, KT 롤스터를 꺾고 롤드컵 본선에 오른 경험이 있는 젠지다. 4년 만에 선발전을 치른 SK텔레콤 T1, 지금껏 단 한 번도 선발전을 경험해보지 못한 그리핀을 상대로 ‘선발전 3년 차’ 선배인 젠지는 노련했다.
젠지는 왜 롤드컵 선발전에 강할까. 젠지 서포터 ‘코어장전’ 조용인은 이맘때쯤 한 가지 패치 버전의 사용이 장기화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희는 긴 메타에서 잘하는 것 같다. 같은 버전의 사용 시기가 길어질수록 그렇다. 그게 시즌 초반과 지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지금 사용하는 8.15패치는 지난 8월 중순 치렀던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2라운드 정규 시즌 때부터 사용했던 패치 버전. 솔로 랭크에 적용된 건 그보다도 보름 전인 8월 1일이다. 유례없이 1달 반 동안 같은 메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젠지의 다음 상대는 킹존 드래곤X다. 롤챔스, 롤드컵,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등에 참전해 다전제 경험은 풍부하지만, 롤드컵 선발전 경험은 없다. 이틀 동안 10세트를 치르며 선발전 경험을 배 이상으로 쌓은 젠지와 대비된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할 순 없다. 10세트 게임을 치르는 동안 쉬운 승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진흙탕 싸움은 펼치면서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일부 선수들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정까지 소화했다. 체력적으로도 한계에 다다랐고, 밴픽도 벌거숭이가 됐다.
하지만 조용인은 완전히 노출된 밴픽 작전과 관련해 아쉬움이 없다는 태도다. 그는 “SKT전을 보여줬고, 그리핀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직 킹존전은 보여주지 않았다”며 상대하는 팀마다 밴픽 전략이 상이하게 달라짐을 시사했다. 두 팀은 오는 16일 경기를 치른다.
서초│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