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은 2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연초 대비 20% 가량 떨어졌다. 반면 증시 침체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국내 채권형 펀드는 2%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1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손실률은 18.49%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K200인덱스 펀드(-17.34%)가 가장 저조했으며, 일반주식 펀드(-17.08%), 중소형주식 펀드(16.34%), 배당주식 펀드(15.67%) 순이었다.
같은 기간 종목별로는 KB자산운용의 KBKBSTAR200중공업상장지수(주식)가 17.0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상장지수(주식) 16.01%, KB운용의 KBKBSTAR200건설상장지수(주식) 14.89%,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주식] 14.57%,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TIGER200건설상장지수(주식) 13.71% 순으로 수익률 상위 5위를 기록했다.
손실률 상위 5위는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40.73% ▲KB운용의 KBKBSTAR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39.71% ▲한화자산운용의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 -39.21% ▲삼성운용의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39.18%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38.36% 등으로 조사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16.19%로 나타났다. 투자 지역별로 중국주식 펀드(-24.20%)와 독일주식 펀드(-22.73%)가 수익률이 20% 이상 뒷걸음질 쳤다. 이어 일본주식 펀드(-17.14%), 아시아신흥국주식 펀드(-16.51%), 유럽주식 펀드(-14.84%), 글로벌신흥국주식 펀드(-14.70%), 유럽신흥국주식 펀드(-13.7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2.63%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조3953억원의 자금이 유입,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7903억원) 보다 5배 정도 높은 액수다.
유형별로 중기채권 펀드가 4.61%로 가장 높았으며, 우량채권 펀드(3.62%)와 일반채권 펀드(2.67%), 초단기채권 펀드(1.85%) 순이었다. 금리 변동성이 높은 만큼 중기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지난해 하락장인 만큼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좋을 수는 없다”라면서 “지난해 시장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채권형 펀드에 대한 수익률이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자산배분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올 상반기 주식시장이 고전하더라도 점점 나아지는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