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에 의해 뼈가 부러지는 경우를 말한다. 노년기에는 골다공증에 의해 뼈가 약해져 압박골절 부상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와 고관절 부위에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그대로 몸져 눕게 돼 죽을 때까지 정상생활을 못하기 쉬운 까닭이다.
고모(74·여) 씨는 지난 해 가을 밭일을 한 뒤 갑자기 허리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넘어지거나 다친 것도 아니어서 집에서 쉬고 있었지만 요통은 그 날 이후 점점 더 악화됐다. 급기야 왼쪽 엉치까지 방사통이 뻗쳐 필자를 찾아왔다.
X-선 검사를 해보니 요추 2번이 부러져 있었다. 이른바 '골다공증성 요추 압박골절'이다. 알고보니 고씨는 사고 발생 3년 전부터 3개월 단위로 주사 치료를 받아온 골다공증 환자였다. 그가 특별한 외상도 없이 압박골절 부상을 당한 이유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주사 치료를 받고 있는 국내 골다공증 환자는 85만5978명에 이른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구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덩달아 골다공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골다공증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이유는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에스트로겐 저하)와 함께 골흡수가 급격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60세를 넘기면 1~2년마다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고 압박골절 위험을 평가, 예방해야 한다. 칼슘제제와 비타민D를 복용하면 골다공증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우유, 유제품(치즈, 요구르트, 우유발효음료 등), 멸치 등과 같이 뼈째 먹는 생선류가 있다. 칼슘은 1일 800~1000mg, 비타민D는 1일 800IU이상이 1일 권장량이다. 이와 함께 빠르게 걷기 등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근력 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골밀도 유지 및 강화에 이롭다.
요즘과 같이 추운 날씨에는 활동성이 떨어져 운동량이 부족해지기 쉽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경우 곧바로 면역력과 근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상 외상에 취약하며, 자칫 빙판길에서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삐끗해 척추와 고관절 부위 뼈가 압박 골절로 부러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압박골절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연령은 평균 70.53세다. 여성이 85.6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17년 동안 청담 우리들병원에서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고 척추성형술을 받은 환자 1만2059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이는 앞서 예로 든 고씨처럼 고령의 여성으로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든 후 지속적으로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가 상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의라면 누구든지 간단한 X-선 촬영검사만으로도 중등도 이상의 압박골절을 금방 집어낼 수 있다. 물론 X-선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경미한 압박 골절은 MRI 등 보다 정밀한 검사를 해봐야 진단이 가능하다.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주로 요통을 호소하게 된다. 그런데 부러진 척추체가 뒤쪽으로 밀리게 되면 척추신경을 압박하게 되기 때문에 하지방사통이나 이상감각, 근력저하에 의한 하지마비까지 유발할 수 있다.
치료는 원인질환인 골다공증에 대한 약물요법과 함께 그 결과물인 압박골절과 통증에 대한 약물요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골다공증 약은 1년에 2회만 맞는 주사제,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간단히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호르몬제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직접 선택해 사용하면 돼 편리하다.
압박 골절 문제는 2주간의 고정 및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줄어들지 않거나, 부상 정도가 더 심해지는 경우 척추성형술로 바로잡는다. 척추성형술은 골절부위에 경피적 의료 주사기를 이용하여 골시멘트를 주입해 부러진 부위를 고정하는 방법이다. 국소마취로 시술을 하여 고령에서도 안전하며, 합병증이 적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시술 중 하나다. 시술 후 다음 날 퇴원하여 일상생활로 복귀도 빠르고, 회복도 빠르다. 정리= 이기수 기자 elgis.le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