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초점] YG의 미래는

[쿡초점] YG의 미래는

기사승인 2019-03-21 15:58:42

처음부터 ‘승리 손절’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YG엔터테인먼트(YG)가 성 접대 의혹으로 입건된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와 전속계약을 해지한 뒤에도 악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시행된 국세청 세무조사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이날 오후 YG 본사와 관련 부서가 있는 3개 빌딩 등 총 4곳에 조사관을 보내 세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YG에 대한 국세청의 정기조사가 2008년, 2016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정기조사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세청은 소속 가수들의 해외 공연 소득 일부를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의혹과 양현석 대표가 실소유자로 알려진 클럽 ‘러브시그널’의 탈루 의혹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YG 측은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짧은 입장만을 전해왔을뿐,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기대에 부풀어 있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시 YG는 그룹 블랙핑크의 글로벌 인기와 ‘YG보석함’을 통해 배출할 신인 보이그룹에 대한 기대를 동력 삼아 주가를 높였다. 그러나 최근 블랙핑크의 북미투어 공연이 YG의 홍보와 달리 매진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회사의 ‘언론 플레이’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YG보석함’은 또 어떤가. ‘YG보석함’ 종영 당시 YG는 이 프로그램의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2위 기록을 근거로 들며 “인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 속에서도 남다른 인기를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정작 이 순위를 조사한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았으나, 특정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폭발적인 반응을 유지”했다는 박한 평가를 내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양현석 대표가 버닝썬 논란에 대한 해명은 뒤로 한 채 트레저13(‘YG보석함’ 출신 아이돌)의 데뷔 일정을 발표해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YG의 미래는 YG의 현재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YG가 지금 처한 위기는 그들의 불명예스러운 과거로부터 나왔다. YG는 흔히 ‘약국’으로 불린다.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과 탑 등 소속 연예인과 스태프가 약물 관련 문제를 잇따라 일으키며 붙은 별명이다. 하지만 YG는 주변의 우려를 수렴하기는커녕 이것을 예능 소재로 삼았다. 이른 바 ‘승리 사태’가 불거진 뒤 YG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소속 연예인들의 사건·사고가 유독 많았는데도 이들을 철저히 교육하거나 관리·감독하지 못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내부 점검과 쇄신이 없다면 이런 과거는 되풀이될 것이다. 양현석, 양민석 YG 대표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홍대 클럽 러브시그널은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 군 복무 중인 지드래곤과 대체 복무 중인 탑은 다른 병사(사회복무요원)보다 많은 휴가를 썼다며 특혜 의혹에 휘말렸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승리와 정준영을 고발하면서 YG 양현석 대표와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이동형 대표도 ‘관리감독 소홀’로 고발했다. YG는 여전히 말이 없다. 이것이 희망 찬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그들은 아직도 믿는 걸까.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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