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부담보다, 긍정적인 마음이 더 크고 소중하다” (일문일답②)

방탄소년단 “부담보다, 긍정적인 마음이 더 크고 소중하다” (일문일답②)

방탄소년단 “부담보다, 긍정적인 마음이 더 크고 소중하다” (일문일답②)

기사승인 2019-04-17 13:25:27

그룹 방탄소년단은 지난 12일 발매한 새 음반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이하 페르소나)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에서 “높아버린 sky. 커져버린 hall. 때론 도망치게 해달라며 기도했어”라고 고백한다. 전 세계적인 성공과 세간의 기대, 그 뒤에 따른 부담에 대한 고백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자신들의 유일한 목적지임을 깨닫는다. “네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이 아닌 너에게로”라며 다시 두 발에 힘을 준다. 17일 오전 서울 을지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만난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관심으로 인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부담보다 팬들이 준 에너지, 내가 전달해주려고 하는 긍정적인 마음이 더욱 크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방탄소년단과의 일문일답

Q.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와 인트로곡의 제목을 ‘페르소나’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RM: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처음부터 타이틀곡으로 생각하고 작업했다. 이 음반의 색깔과 우리가 녹여내려던 정서를 잘 반영한 노래로 처음부터 (방향을 잡고) 만들었다. 또한 많은 분들의 ‘작은 것’들이 궁금하다는 의미에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라고 제목을 지었다. ‘페르소나’는 가면, 사회적인 자아를 의미하는 단어다. 부정적인 의미의 ‘껍데기’로 쓰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겪으면서 얻게 된 사회적인 자아이자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씌워진 ‘방탄소년단’이란 이름(페르소나)이 아미가 보내준 관심과 사랑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Q. 방탄소년단은 구설이 없는 팀인데, 자기관리에 관해 멤버들끼리 약속한 것이 있나.
슈가:
데뷔 초에 약속을 하긴 했다. 우리를 사랑해주는 분들에 대한 마음이나 연예인으로서의 영향력에 관한 이야기, 또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떳떳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약속 아닌 약속이 만들어졌다.
지민: 각자 행동을 잘 하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멤버들끼리 ‘네게 무슨 일이 있건 우리는 네 편이다. 상처받지 말자’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옆에 있으니 내가 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무엇이 방탄소년단을 특별하게 혹은 위대하게 만들었나.
슈가:
우리가 뭐가 그렇게 특별하고 다르기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까, 우리도 많이 고민했다. 해외 매체에서도 ‘열정적인 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주신다. 요즘 드는 생각은, 특별한 팬들을 만난 게 우리의 특별함이 아닐까 싶다.

Q. 제2의 방탄소년단을 꿈꾸는 후배 아이돌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슈가:
나는 ‘제2의 누군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에게도 음악을 시작하면서 꿈꾸던 영웅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어릴 적 영웅)이 되지 못하고 방탄소년단이 됐다. 마찬가지로 제2의 방탄소년단이 아닌, 또 다른 멋진 아티스트가 나오는 게 좋지 않을까.
정국: 돌아보면 나는 연습생 시절에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데뷔 후에 ‘좀 더 열심히 할 걸’ 후회를 많이 했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그런 점을 더 빨리 아는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자기 시간을 잘 썼으면 좋겠다.
뷔: 연습하고 노력하면서 갑자기 겪게 되는 실패나 좌절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거나 상처받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 좌절이나 실패가 언젠가는 추억이 되고 그것들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게 된 요인이 된다고 본다.

Q. 긍정적인 메시지가 음반의 주를 이루는데, 그 근원은 무엇인가.
슈가:
‘순수함’에서 출발했던 거 같다. 일곱 멤버 모두 음악과 무대를 갈망했던 친구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힘들었던 시간이 길었다. 그 사이에 실패하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으신 것 같다. 그런 팬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생각하다 보니, 우리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쓰려고 하게 됐다.
지민: 긍정의 근원은 팬들에게서 나온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팬들 덕분에 힘들고 지치는 순간들에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슈가 형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느낌이다. (긍정적인 마음이) 오로지 우리 안에서만 나왔다기보다는, 팬들과 같이 긍정의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 것 아닐까.

Q. ‘페르소나’는 지난 음반에서 주로 보여줬던 힙합/일렉트로닉 음악보단 록킹한 느낌이 두드러진다. 이번 음반에서 어떤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나.
슈가: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크고, 다행히 멤버들이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 이번 음반의 경우 록킹한 음악 말고도 올드스쿨 힙합 등 여러 장르를 멤버들이 잘 소화해내 줘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Q. 기자회견 초반에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자신들의 과거 모습을 보면 기분이 어떤가.
지민:
솔직히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멤버들이 원망스럽다. 왜 저 때 나를 말리지 않았는가’(웃음) 과거를 떠올리면, 데뷔 첫 녹화를 했을 때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 카메라 옆에 있떤, 아무것도 아닌 우리를 보러 와주셨던 팬들이 생각난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감사함을 갖고 살려고 한다. 그리고… 지우고 싶은 것도 있다. 하하.

Q. 멤버들의 솔로 믹스테잎 발매 계획은.
슈가:
어떤 것도 계획돼 있는 건 없다. 작업은 각자 하고 있는데, 이게 음반에 들어갈지 믹스테잎으로 낼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거 같다.
RM: 뭔가를 내고 싶으면 직접 작업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지금 프로듀싱하는 네 명의 친구들에게만 작업실이 주어져 있는데, 다른 세 명의 친구들도 곡 작업을 시작하면 작업실을 가질 수 있다. 나 역시 믹스테잎 발매 당시, 곡을 모두 만든 뒤 ‘이걸 내고 싶은데 시기를 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감수를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정국: 작년에 믹스테잎을 내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 진심으로 팬 여러분에게 죄송하다. 아직 혼자 믹스테잎을 만들 능력이 안 돼서….(일동 웃음) 좀 더 연습하고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뷔: 언젠가 보컬 멤버도 믹스테잎을 낼 날이 오길 바란다.

Q. 미국 진출을 위해 영어로 된 곡이나 음반을 낼 계획이 있나.
RM:
미국 진출을 위해 영어 음반을 낼 계획은 아직 없다. 다만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나 스티브 아오키와 만든 ‘웨이스트 잇 온’(Waist it on)처럼 이벤트성 협업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할 계획이다.

Q. 음반 가사를 살펴보면 성공 뒤 느낀 부담이나 허탈함에 대한 고백이 많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극복했나.
RM:
예전부터 해오는 얘기지만, 부정적인 감정 없이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는 거 같다. 키가 커지면 그늘이 길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자면, 이 조명이 어느 날 무섭게 느껴졌다. 너무 밝고 시력이 안 좋아지는 것 같고.(웃음) 앞에 계신 관객들이 무서워 보인 적도 있다. 나는 조명 때문에 사람들이 안 보이는데, 사람들은 내 표정과 행동을 밝은 곳에서 보고 있으니까. 그래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가사에 쓴 것처럼 무섭고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보다 내가 이 자리에서 이루고 싶은 게, 팬들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내가 드리려고 하는 긍정적인 마음이 훨씬 크다. (부담감을) 극복했다고 말할 순 없을 거 같다. 그것마저 같이 안고 살아가지만, 긍정적인 마음이 그보다 더 크고 소중해서 부담과 책임을 누를 수 있는 거 같다.

Q. 해외 매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고, 빌보드나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RM:
우리도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땐 우리끼리 많이 기뻐하고 자축하며 즐기려고 한다. 다만 ‘이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까’ 하는 마음이 들면 아까 말한 조명의 무게를 동시에 생각하게 된다. 기뻐하되, 너무 빠져 있지 않으려고 한다. 온전히 즐기지 못해 안타깝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우리 그릇 이상을 성취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넘치지 않게 서로를 다독이고 마음을 잡아가려고 한다. 물론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을 가졌으니, 모든 분들의 관심에 한없이 감사하고 그것을 자양분으로 녹여서 열심히 활동하려고 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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