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일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1일까지 체류할 것이란 전망을 담은 내용을 일본 현지에서 보도했다.
9일 일본 ANN은 "이 부회장이 일본 대형은행과 협의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11일쯤까지 은행들, 반도체업체 등과 협의하는 쪽으로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어 "반도체 재료의 조달이 정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규제의 (직접) 대상이 되는 재료를 취급하는 기업과의 협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일본 출장길에 올랐으며, 당초 재계에서는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 주재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를 위해 행사 전날인 이날 귀국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현지 일정을 더 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30대 총수 간담회 불참을 양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청와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 중에 현재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최근 상황에 대해 두루 의견을 나누는 한편 여러 경로를 통해 '간접 지원'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른 일본 현지 소재 생산기업들의 해외 공장을 통한 '우회 수입'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현지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는 추측이 나왔다.
한편, 일본 금융권 관계자들과 업무 협의차 방일 중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청와대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본 금융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오래 전부터 잡혀있던 약속이 있기 때문에 출장 일정을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날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 간담회에는 총수급 외에 전문경영인이 대리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과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이 대리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