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수면 부족국가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7시간 41분을 잤다. 평균(8시간 22분)보다 41분 정도 부족한 수치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더 짧은 6시간 6분에 그쳤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수면시간을 오랫동안 보장해줄 수 있거나 짧은 시간이라도 양질의 수면을 책임질 상품들을 찾는다. 이런 소비자들을 겨냥한 시장으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수면 경제)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ICT를 결합해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과 개인별 맞춤형 수면 질 개선 등 깊이 잘 수 있도록 돕는 ‘슬립테크’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유일 ICT 기반 수면서비스인 ‘U+ IoT 숙면알리미’, ‘U+ IoT 숙면등’ 과 같은 슬립테크 기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IoT숙면알리미’에 자신의 수면상태를 측정해 알맞은 시점에 온도를 조절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고 해 직접 체험해 봤다.
홈 IoT로 처음 사용하게 된 ‘숙면 알리미’, 쉬운 설치와 직접적 신체접촉 없는게 장점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업그레이드 버전 ‘IoT 숙면알리미’는 더위로 뒤척이다 피곤한 몸으로 아침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해준다. 기존 에어컨 제품들도 ‘취침모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면상태와 관련 없이 정해진 시간 동안만 동작한다. 이 경우 전원이 꺼져 무더위가 다시금 온몸을 덮치거나 오히려 너무 추워지는 경우도 있어 숙면에 이르지 못한다. 반면 IoT숙면알리미는 날마다 일정하지 않은 수면시점에도 고객별로 숙면을 위한 맞춤 온도를 유지해줄 수 있다.
홈IoT는 처음 접해봤는데 숙면 알리미 설치는 매우 간단했다. 길고 넓적한 회색 밴드 모양의 기기를 침대 시트 아래에 두고 전원을 연결했다. 기기의 위치는 누웠을 때 숙면알리미가 가슴 부위 밑에 위치하도록 하면 된다. 스마트폰에 LG유플러스 IoT 앱을 설치해 기기와 연동하면 끝이었다.
이전 ‘스마트밴드’를 손목에 차고 수면시간을 측정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잘 땐 손목에 차고 자는 것이 불편했는데, 숙면알리미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전혀 없이도 수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숙면알리미를 침대 매트리스에 설치한 후 그 위로 담요를 깔고 누웠다. 잠시동안 숨을 참았더니 호흡 수가 금새 ‘0’으로 바뀌었다. 기기와 신체 사이에 담요가 있어도 호흡과 맥박을 실시간으로 원활하게 측정했다.
수면 정보 면밀히 분석해 ‘리포트 제공’…수면 습관 개선하려는 자발적 의지 생겨
설치가 끝나고 앱에 들어가면, 평소 자는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평소 자는 시간을 밤12시로 입력했다. 그럼 잠자는 시각을 기준 2시간 전후로 침대에 누웠을 때 자동으로 기기가 수면 측정을 시작한다.
설정 메뉴 중 눈여겨 본 부분은 ‘에어컨 온도 예약 설정’이었다. 잠든 후 에어컨 온도를 변경하는 시점과 온도를 설정할 수 있었는데, ‘잠든 후 적당한 시간’에 ‘26도‧약풍’으로 설정했다. 에어컨을 미리 앱과 연동시켜놓으면 전원이 꺼져 있어도 자동으로 실행된다.
이를 위해 굳이 ‘스마트 에어컨’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기자가 사용한 에어컨 역시 10년 이상 된, 와이파이 연동 기능이 없는 일반(구식) 제품이었다. 대신 IR(적외선) 방식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AI리모컨’ 기기를 사용하면 신규 기능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AI리모콘을 연결하면 에어컨 뿐 아니라 TV, 셋톱박스도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실제로 에어컨 온도 예약 설정을 하고 잠이 드니, 전원을 끄고 잠이 들었음에도 기상할 땐 에어컨에서 약한 바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특별히 추위나 더위를 느끼지 않고 잘 수 있었다.
잠에서 깨고 나면 수면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처음 사용한 날 늦게 잠자리에 들어 그런지 수면 점수가 67점으로 ‘보통’을 나타냈다. 총 수면시간은 4시간 25분 이었고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21분이었다.
‘점수’에 민감한 심리가 발동했다. 다음 날부터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관리에 들어갔다. 평균 수면시간에 벗어나지 않으려 시간 맞춰 잠자리에 누웠고 ‘U+숙면등’을 이용해 은은한 빛에 조용한 음악을 틀었다.
수면리포트엔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수면 점수는 86점으로 ‘좋음’을 나타냈다. 한 총 수면시간은 6시간 33분,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29분으로 오래 걸렸다. 누워서 스마트폰을 한 행동이 점수를 깎았다는 것을 알곤 이 점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깊은잠 10%, 중간잠 64%, 얕은잠 17%, 깬 상태 9%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줘 얕은잠 없이 숙면을 취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간, 주간, 월간 리포트까지 기록돼 장기간 사용한다면 본인의 수면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어컨 외에도 TV, 조명 등도 연계해 내가 잠드는 시점에 자동으로 꺼줄 수 있다고 한다. 피곤해서 아침까지 불켜고 자는 상황을 없앨 수 있는 셈이다.
숙면등과 TV 리모콘 연동 시키면 ‘불.TV 켠채로 잠든 상태’ 안생겨
수면 리포트는 기상 후 한시간 후면 자동으로 생성되지만 일어나자마자 확인도 가능하다. 일어나자마자 ‘리포트 바로 보기’ 버튼을 클릭하는 것이 전날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하나의 의식(?)이 됐다.
또한 숙면알리미는 IoT 기기 답게 다른 IoT 기기들과의 자동실행 연동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잠이 드는 순간을 인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숙면등’을 켜고 잠을 자면 자동으로 꺼지게 할 수 있다. TV나 전등을 켜고 잠이 들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자동실행 기능은 수면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자동으로 없애줘 편안한 숙면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U+숙면등’엔 ‘얕은 잠 알람’이라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오전 6시 알람을 설정하면, 딱 그 시간에 알람이 울리는 것이 아니라 오전 5시반~6시 사이 얕은 잠 상태가 됐을 때 알람이 울린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깊은 잠과 얕은잠이 반복되는데, 얕은 잠 상태에선 한번에 깨기도 쉽고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다. 가장 개운한 상태로 잠에서 깰 수 있다. 물론 그 시간대에 얕은 잠에 들어서지 않으면 정각에 울린다.
평소 수면의 질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던 차에 숙면알리미는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수면이 하루의 컨디션을 얼마나 좌우하는지를 느끼게 했다. IoT 기기가 스스로 건강과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폭염이 지속되는 이번 여름엔 똑똑한 슬립테크의 도움으로 뒤척임 없이 숙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