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인증사진이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이에 일본 관광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위메프 투어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일본행 항공권 취소 비중이 5배까지 급증했다.
전체 국제선 항공권 환불 건수에서 일본행 항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4주 9%에 불과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1주 차에는 15%로 올라섰으며, 2주 차에는 36%, 3주 차 44%로 치솟았다. 즉 국제선 항공권 취소건의 10건 중 4건 이상이 일본행인 셈이다.
이와 더불어 국제선 항공권 예약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졌다. 일본행 항공권 예약 건수는 6월 4주 차에 전체 예약 건수 가운데 25%에 달했지만 7월 3주 차에는 10%까지 떨어졌다.
일본을 대체할 여행지로 비교적 거리가 가깝고 일본에 뒤지지 않는 치안과 편의시설을 갖춘 홍콩과 싱가포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국내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노선 축소에 나서는 등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오는 9월부터 대구에서 출발하는 오사카행을 매일 2회에서 1회로, 기타큐슈 노선은 매일 운항에서 주 3회로 감편한다. 또 대구발 도쿄행은 운항하지 않을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일본 구마모토(熊本)현과 대구 사이를 운행하는 정기편을 9월 2일부터, 사가(佐賀)현과 부산을 연결하는 정기편을 같은 달 17일부터 각각 운행 중단할 계획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오이타(大分)와 한국을 연결하는 2개 노선의 항공기 운항을 다음달 12일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외 제주항공, 에어서울 등 다른 LCC들도 일본 노선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7~8월은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인접한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운항 재개 여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관광 보이콧에 일본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일본의 관광·소매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은 유명 온천이 몰려있는 오이타(大分)현으로, 유후인(由布院), 벳푸(別府) 등 온천이 있는 오이타현 소재 호텔과 전통 료칸(旅館) 3곳에서만 1100명분의 예약 취소가 발생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