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엑스원, 비상하다

[쿡리뷰] 엑스원, 비상하다

엑스원, 비상하다

기사승인 2019-08-28 09:06:14

“플라이 하이(FLY HIGH) 엑스원! 안녕하세요. 엑스원입니다.” 그룹 엑스원의 첫 단체 인사에 2만 관객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경인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데뷔 기념 공연에서다. 엑스원은 이날 자신들의 단체 인사말처럼, 팬들과 함께 날아오르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다.

첫 번째 미니음반 ‘비상: 퀀텀 리프’(QUANTUM LEAP)가 발매된 지 2시간 만에 열린 공연이었다. 공연장 근처에선 신곡 응원법을 연습하거나, 타이틀곡 ‘플래쉬’(FLASH)를 초 단위로 감상하는 팬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곳곳에서 까닭을 알 수 없는 환호가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시작을 앞둔 설렘이 공기를 진동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날 신곡 ‘스탠드 업’(Stand Up)으로 공연을 연 엑스원은 ‘움직여’ ‘이뻐이뻐’ ‘유 갓 잇’(U GOT IT), ‘소년미’ 등 Mnet ‘프로듀스X101’ 미션곡과 새 음반 수록곡을 고루 선곡해 들려줬다. 귀여운 외모의 손동표·송형준, 마초적인 느낌의 이한결 등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멤버들이 여럿 있어 콘셉트 선정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오히려 엑스원은 퇴폐미와 소년미를 오가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그동안 ‘국민 프로듀서’로 불리던 팬들은 이번 공연에서 ‘원잇’(ONE IT)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팬들에게서 공모받은 이름들 가운데 멤버들이 뜻을 모아 골랐다고 한다. 남도현은 “원잇은 ‘엑스원을 원하다’(Want It)와 ‘팬들은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뜻”이라고 귀띔했다. 이름을 부른다는 건,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된다는 뜻이라고 했던가. ‘원잇’이 된 팬들은 감격에 겨운 모습이었다.

엑스원이 이날 가장 강조한 개념은 ‘비상’이다. 이들의 첫 미니음반 제목은 아예 ‘비상:퀀텀 리프’(QUANTUM LEAP)인데다가, 타이틀곡 가사와 뮤직비디오 등 아트워크, 앞서 언급한 엑스원 단체 인사와 손동작으로도 비상을 향한 열망을 드러낸다. 엑스원을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시키겠다는 CJ ENM의 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획사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시비로 인한 논란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하지만 팬들에게 “우리의 날개가 되어 달라”던 한승우의 말은, 엑스원을 둘러싼 이해관계나 소란을 순식간에 지워냈다. 다만 팬들과 함께 더욱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순수한 바람만 남았다.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 관련 수사가 끝날 때까지, 엑스원을 둘러싼 말들은 계속될 것이다. ‘프로듀스’ 시리즈 선배 보이그룹인 워너원과의 비교도 불가피하다. 비상을 향한 여정은 고단할 게다. 하지만 엑스원은 말한다. “저기 높은 곳으로 지금 너를 데려가”(‘플래쉬’)겠다고. 팬들에게, 그보다 더 든든한 약속이 있을까.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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