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vs ‘중국이 싫어하는 말’

[책 vs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vs ‘중국이 싫어하는 말’

기사승인 2019-09-17 06:00:00


3년 전 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는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국내에선 대만 사람이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어리둥절한 반응이 많았다. ‘하나의 중국’에 대한 해석도 엇갈렸다. 중국이 우리와 점점 가까워지는 만큼 역사적 배경과 속사정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 소개할 두 권의 책을 통해 중국의 역사, 문화적 배경과 현재를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으로 여러 번에 걸쳐 중국을 여행하며 중국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고, 조선일보 중국어판 서비스를 14년 동안 담당한 정숙영 기자의 ‘중국이 싫어하는 말’은 당장 중국과 소통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배울 수 있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스케일부터 다르다. 한반도의 40배, 남한의 100배. 누적 판매부수 400만부를 넘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이번엔 중국 대륙으로 향했다. 저자는 중국 8대 고도를 시작으로 미술사·사상사·문학사 등 주요 명소를 찾는 답사를 계획 중이다. 지난 4월 발매된 두 권의 책이 그 시작이다.

1권 ‘명사산 명불허전’(鳴不虛傳)은 주나라 진나라의 본거지이자 ‘삼국지’의 무대인 서안 관중평원에서 시작해 감숙성 하서주랑을 따라가며 만리장성을 만나고 돈황의 명사산에 이르는 여정을 다뤘다. 2권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에선 중국 불교미술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막고굴 곳곳을 살피고, 그곳에서 발견된 돈황문서의 다난했던 역사를 담았다. 곧 발간될 3권에선 실크로드 답사로 이어질 예정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중국은 우리와 함께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해나가는 동반자일 뿐 아니라, 여전히 우리 민족의 운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막강한 이웃”이라고 집필 이유를 설명했다. 오늘날 중국이 문화적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를 알아가는 동시에 동아시아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 중국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 ‘중국이 싫어하는 말’

제목부터 직설적이다. 긴 시간 중국 언론 환경과 독자들의 반응을 피부로 겪은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지식이 묻어 있는 책이다.

‘중국이 싫어하는 말’은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이 빠진 중국 국기 그림으로 ‘하나의 중국’을 설명하고, 무심코 ‘왕서방’과 19세기 변발을 중국의 이미지로 사용하는 실수를 지적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문제들을 언급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떤 관점과 용어들을 써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최근 중국이 힘으로만 밀어붙이고 심지어 오만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패권적 민족주의 성향의 배경도 설명한다.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싶은 독자, 특히 중국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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