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업계 “음원 사재기 근절 위한 자정 노력 필요”

음악업계 “음원 사재기 근절 위한 자정 노력 필요”

기사승인 2019-11-22 14:52:43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 음악 산업 단체들이 22일 서울 의사당대로 글래드호텔에서 윤리강령선포식을 열고 “음원 사재기 자정 캠페인을 통해 공정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 음악 산업 단체들은 “최근 대중음악 시장과 음원차트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이 발생하면서 선량한 창작자와 실연자, 제작자가 의심받고 대중의 외면을 받으며 나아가 음악 산업계 내 불신을 가중시키는 사태가 됐다”면서 “음반 제작자, 저작권자, 실연자, 유통사, 가수 등 모두가 함께하는 건전한 음악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해 윤리 강령을 선포하며 이를 자율적으로 실천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 강령은 ▲우리는 음악의 가치와 다양성이 존중받는 건강한 음악 시장을 지켜나간다. ▲우리는 음원 사재기 의혹을 해소해 투명한 시장 환경을 조성한다. ▲우리는 체계적인 모니터링 제도를 구축해 음악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 ▲우리는 음악 시장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건전한 음악 감상 문화를 확립한다. ▲우리는 공정한 음악 유통 환경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내용이다.

김영진 연제협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K팝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음악 시장은 이에 발맞춰 가지 못하고, 또한 음원 사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사재기 논란 근절을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의 의식개선과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신으로 가득 찬 음악 시장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음악 산업 구성원 모두 체계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순진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이사장은 최근 투표 조작 의혹으로 논란이 된 Mnet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거론하면서 “음원 사재기도 더 큰 문제가 되면, 많은 시민들이 실망감을 느낄 것이고 전체 음악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봤다.

이어 “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하고, 위원회가 공동 발의한 협의안을 따라야 할 것”이라면서 “오늘 발의되는 행동 강령을 어겼을 땐 강력하게 (처벌할) 지침을 내려서, 이번을 계기로 음원 재기가 없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경만선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은 “서울시에서도 음악 시장을 포함한 여러 콘텐츠 산업 분야에 걸쳐 여러분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듣고, 건전한 음원이 잡힐 수 있게 깊은 관심을 두고 여러분과 호흡하겠다”고 약속했다.

음원 사재기 의혹은 지난 수년간 되풀이됐다. 2015년 ‘브로커’들의 존재가 JTBC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업계에선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통해 사재기 근절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지난해 초부터 닐로, 숀, 임재현, 우디 등 무명 가수들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음원 사재기 의혹에 또 한 번 불이 붙었다. 급기야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닐로와 숀 등에 대한 의혹을 조사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근에는 래퍼 딘딘이 방송과 SNS를 통해 “사재기가 너무 많아 음원 차트가 ‘콘크리트’라고 한다”며 “기계가 없어질 때까지 음악해서 이겨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음원 사재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올해부터 ‘공정한 음원 유통환경 조성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예산 3억3000만 원을 배정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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