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용병업체 창업자, 베네수엘라 부통령과 ‘만남’ 왜?

미국 용병업체 창업자, 베네수엘라 부통령과 ‘만남’ 왜?

기사승인 2019-12-16 04:00:00

미국 민간 군사기업 블랙워터의 창업자인 에릭 프린스가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은밀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트럼프 정권의 '비밀 채널' 역할을 한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어서 이번 만남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프린스가 지난달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찾아 로드리게스 부통령 자택에서 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프린스는 부통령에게 사업 제안을 했으며, 수감 중인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미국 자회사 시트고(CITGO) 임원 6명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6명 중 5명은 미국·베네수엘라 이중국적자들이다.

만남이 있고 며칠 뒤 시트고 임원들은 석방돼 가택 연금 상태가 됐다.

프린스는 카라카스 방문 전에 미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방문 사실을 알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해병대 장교 출신인 프린스는 1997년 용병업체 블랙워터를 설립했다. 블랙워터는 지난 2007년 이라크에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상해 논란을 빚은 후 사명을 바꿨다.

프린스는 공화당 주요 후원자로,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의 남동생이기도 하다.

2017년에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비밀채널을 구축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올해 초에는 프린스가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용병 수천 명을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계획을 세웠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만남과 관련해 프린스가 백악관의 메시지를 전달하러 간 것인지, 순전히 사업상의 이유로 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 등은 전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인사 중 한 명으로, 프린스가 그와 사업상 거래를 하는 것은 제재 위반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권의 베네수엘라 정책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마두로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다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엘리엇 에이브럼스 미 국무부 베네수엘라 담당 특사는 "미국 정부를 대신해 어떤 만남이나 제안도 이뤄진 바 없다"면서 "미국은 과이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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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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