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국무위원 4인방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성공적으로 매듭짓기 위해 뿌리인 지역구를 내려놓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라의 발전과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국무위원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울특별시 구로구 을지역을 기반으로 4선 의원에 오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로 (민주당에겐)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치던 18대 총선 마지막 공천자로 구로을지역에 출사표를 던졌었다”며 “만약 구로을 주민들이 뽑아주지 않았다면 BBK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그간의 공적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이어 “대한민국의 정의를 지켜준 구로을 주민에게 많이 부족했지만 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해왔다”며 “이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작은 것들을 연결해 강한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로 매진하고자 한다”고 고마움과 아쉬움을 함께 전했다.
경기고양시정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울음을 참으며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낙선 후 검찰수사와 재판으로 6년여 동안 매우 힘겨운 과정을 겪었다. 일산서구 주민의 지원이 없었다면 정치인으로 복귀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아울러 “정부는 모두가 어렵다던 공수처법을 3년차에 통과시켰고, 초강도라는 부동산 정책도 선거를 앞두고 내놨다. 이는 멈출 수 없고 전진해야한다는 의지표현”이라며 “내각의 일원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안정적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다.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가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할 일”이라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박 장관과 김 장관이 당 대변인 시절 부대변인으로 이들과 연을 맺어왔고 김 장관과는 지역구를 곁에 두기까지 한 경기고양시병 기반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지금은 정의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를 위한 국민과의 약속을 위해 더 힘차게 전진해야할 때”라며 김 장관과 뜻을 같이 했다.
나아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첫 여성 사회부총리이자 교육부 장관으로서 제 쓰임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사람 중심의 사회정책이 공정, 포용, 혁신의 가치를 품고 국민의 일상과 삶에 제도로, 시스템으로 안착하도록 만들겠다. 사회 불평등과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해서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공언했다.
덧붙여 “지난 1년 3개월 동안 시작한 일들 많다. 시작만하고 뒤돌아서버릴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10년 동안 키워줬고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익숙한 길 대신 낮선 길을 새롭게 열어갈 용기도 일산 주민이 줬던 지난 10년의 힘 덕분”이라며 일산주민으로 함께 하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세 장관과 선거관리 주무장관으로 함께 자리하지 못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두고 아쉬움과 고마움을 함께 드러냈다.
그는 “이번 총선이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거일 듯하다. 이번 선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명운이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면서 “당의 입장에서는 선거 승리가 유력한 분들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 그 자리를 누가 대신해야 할지 많이 걱정도 된다. 어려운 결단에 고맙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아울러 “결단을 깊이 받고 존경한다. 국무위원으로 막중한 역할 해줄 것을 당부하고,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면서 “당원 일심동체로 열심히 선거 준비하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유치원법, 그 외 민생입법도 많이 남아있는데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결단에 대한 보답을 약속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