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쿠키뉴스] 소인섭 기자 = 세 자매가 한 학교에서 수학하고 나란히 한문교사가 된 진기록이 나와 화제다.
전주대 한문교육과 김 씨 세 자매 동문은 막내 김고명(26) 씨가 이번 중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하면서 ‘한문교육자 집안 탄생’을 완결지었다.
고명 씨는 “어머니와 언니들을 보며 한문을 공부하고 또, 한문교육자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가족 모두가 한문 공부를 하다 보니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도 많은 도움과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올 해 학교를 졸업한 김고명(한문교육과 13학번) 씨에 앞서 언니 여명(30)씨는 전주대 한문교육과 09학번으로 2014년 임용시험에 합격해 지금은 세종특별자치시 고운중학교에서 한문교사로 재직 중이다. 둘째 언니 소명(29)씨도 같은 학과 10학번 출신으로 2016년 임용시험에 합격해 전주시 서곡중학교 한문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처럼 시차를 두고 딸 셋이 모두 한문교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학교 선배이자 어머니인 김희경(61)씨의 영향이 가장 컸다. 전주대 한문교육과 82학번인 김희경 씨는 아버지 김준구 씨와 함께 한문학원을 운영하는 한문 교육자다. 세 자매 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한문 환경에 있었던 것이다.
한문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세 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한자와 한문을 익히며 한문 고전에 담긴 인문학적 가치를 체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학 입시 때도 큰 고민이 없었다. 운동선수인 큰 언니도 마찬가지다. 입시와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도 어머니 김 씨는 망설임 없이 전주대 한문교육과에 진학할 것을 추천했다. 김씨 자신의 모교이기도 했지만, 교수들의 가르침 속에 자신의 딸들이 인성과 지성을 오롯이 겸비한 예비교사로 성장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추천에 첫째 김여명 씨는 컬링 국가대표를 포기하고 한문교육과로 진학했고, 셋째 김고명 씨도 이과임에도 한문교육과를 택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막내 고명 씨는 “가족 모두가 합심해 한문과 한자를 교육하고 고전번역에도 힘쓰겠다”며 “학과에서 4년 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학생과 소통하고 그들의 가치를 발견하는 한문교육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주대 한문교육과는 호남지역 학교 중 2020년도 임용고사 최다 합격자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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