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관사 분쟁…다시 소환된 A학교 관사

때아닌 관사 분쟁…다시 소환된 A학교 관사

기사승인 2020-03-04 18:10:00
전주시내 한 학교가 관사문제로 소란이 일었다.

[전주=쿠키뉴스] 소인섭 기자 = 때아닌 '관사 소동'이다. 급식 문제 등을 거론하지만 종국에는 관사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전주 A학교의 볼썽 사나운 모습이다.

B 씨는 최근 국가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A 학교 C 교장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다. 이 민원은 전북도교육청 민원실에 이첩됐고 답변은 민원인에게 이뤄졌다. 지난달 일이다.

교직원 B 씨가 관사 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민원과 답변은 A 학교 관사 운영에 관한 것으로 추측된다. A 학교는 현재 관사운영위원회 소집공고를 한 상태다. 관사운영위는 11일 도교육청 표준안과 수요자 의견을 토대로 입주자 우선원칙 등 관리 규정을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C 교장을 겨냥해 쓴 글이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용을 보면 '(학교명을 명기한) 교장이 아들과 같이 살고 있지 않은데도 살고 있는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학교 돈으로 관사 비품을 구매했다가 감사를 받아 환불까지 했다. 그럼에도 관사에서 계속 눌러 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사들도 돈을 내고 먹는 급식을 교장은 거리낌 없이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행정실 직원은 위반하는 교사들한테는 시비를 걸면서 교장에게는 인사권에 휘둘려 눈치를 보느라 아무소리도 못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정의가 확립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달라'는 것이다. SNS 글은 관사와 학내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C 교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C 교장은 4일 "관사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급식비를 내고 밥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실장과 실무자는 급식비와 관련 "교직원은 매달 초 비용을 내고 있고 교장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관심은 관사. C 교장은 관사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문제제기도 일방적이라고 항변한다. C 교장은 "학교와 지난 2018년 4월 14일 부터 2021년 8월 31일 까지 계약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관사 비품 구입과 관련해서는 혼선이 있었다. C 교장이 관사 입주를 앞둔 지난 2018년 학교는 낡은 침대와 소파·커튼·제습기를 학교회계로 구입했다. 하지만 이는 규정 상 잘못이 있어 C 교장은 지난해 말 학교에 상당금액(172만9천원·2019.12.19)을 입금했다. 학교재산인 관사 비품을 학교회계로 구입한지 1년 8개월이 지나서야 행정실은 교장에게 '3급관사 비품 구입비는 사용자가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C 교장은 "잘못 집행된 비용을 바로잡도록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전북도교육청은 정기감사를 했으나 관사 비품과 관련한 회계 잘못은 드러나지 않았다.

관사를 둘러싼 둘 간의 '씨름'은 개인적 관계 갈등이란 시각이 있다. 전북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사건의 발단을 알고 있는데, 위법하고 부정한 행위가 아니라면 우선 자율적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그래도 안되면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부서가 상담 등 적절한 프로그램을 동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3년 여름 언론에 크게 보도된, 걸어서 10분 거리(전주시 중노송동)의 A학교 관사가 다시 조명을 받는 것도 주목거리다.

지난 1972년 건립된 이 관사(일반 주택)는 지난 2011년 김승환 교육감 1기 당시 도교육청 소관 기관인 교육연구정보원의 특정인 숙소로 쓰였다. 인수위원회 가동 시절 서울의 파견교사를 위해 보수했고 이것이 문제가 됐다. 1급 관사(교육감), 2급 관사(3급이상 공무원과 교육장)가 아닌 3급 관사(1·2급 이외의 관사) 보수를 위해 쓰지 말아야 할 예산을 썼다는 점이 지적됐다.
2011년 8월 당시 교육연구정보원이 3급 관사를 2급에 준해 6천만 원을 들여 보수하고 물품을 지원했다는 것에서다.

전라북도 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 관리 조례(2017년 일부 개정) 제7장 관사관리 제51조에 따르면 운영비는 사용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지만 관사 급마다 예산지원 내용이 다르다. 응접세트와 커튼 등 기본장식물 구입과 수도·전기·취사용 가스·보일러운영비·아파트관리비는 예산에서 지출할 수 있다. 3급은 그러나 안된다. 1·2급과 함께 관사 증축비·보일러 등 설치비 등을 예산에서 지원받을 수 있을 뿐 나머지는 원칙상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침대를 포함한 커튼값 등을 학교회계로 집행한 것을 C 교장이 다시 세입조치(환불) 한 것은 이 때문이다.  

1·2·3급 관사 운영비 부담을 달리 규정하는 것은 문제란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1급과 2급은 사용자가 바뀌기 때문에 달리 적용한다"고 말하지만 "3급 사용자도 수시로 교체돼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isso2002@kukinews.com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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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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