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서로가 힘든 상황을 극복해 다시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겠다며 한사람 한사람 힘을 보태는 이번이야말로 국회의원들의 자진 월급 반납 또는 삭감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회로 삼고 어려워진 국가를 조금이라도 도왔으면 합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국회의원 세비반납’ 청원의 주요내용이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무단결근으로 월급을 받지 못했을 국회파행을 저질렀고, 국가적 재난이 닥쳐 민생·경제가 어려운 만큼 자발적으로 월급을 삭감하거나 반납하라는 요구다.
청원에는 19일 현재까지 총 28만8300여명이 동의했다.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국민의 입장에서 국회의원들도 세금절감 차원에서라도 동참하라는 뜻이 통한 듯하다. 그리고 청와대에 앞서 국회에서 화답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가진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이 고비다. 경계를 늦추면 지금까지 함께 감당해온 방역 전선이 일거에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국민이 겪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정부와 민주당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민 성금, 착한임대료 운동, 기업과 연예인의 기부릴레이 등 우리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고 있다. 민주당도 어려움을 나누는 대열에 함께 하겠다”며 “국회의원 세비 50% 기부 운동 등을 비롯해 최선을 다해서 코로나19 국난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통과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규모와 내용면에서 모두 더 과감하고 획기적이며 직접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다만 “당장 발등의 불부터 끄기 위해 야당이 동의하는 수준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하며, 정부의 비상한 대책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내부에 ‘비상경제대책본부’를 금일 중 설치하고 재정집행의 신속성, 금융대출의 원활성, 국민의 체감성을 높이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국회 사무국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의 급여날인 19일 현재까지 이달 세비를 반납하거나 반납할 의사를 전달한 의원은 없었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세비 반납보다는 기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기부가 어디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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