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올해는 꽃비를 경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전국 주요 벚꽃축제가 취소되고 이름 높은 벚꽃 명소들의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을 둘러싼 여의서로(윤중로) 1.6㎞ 구간에서 열리는 ‘여의도 봄꽃축제’가 전면 취소됐다. 2005년 개최 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2일부터 10일까지는 보행도 금지된다. 문제는 차도와 주차장이다.
윤중로를 관리·관할하는 영등포구청은 과거 축제 때와 동일하게 1일 정오부터 11일 오후까지 여의서로 주변과 한강공원 진·출입로 15개소를 폐쇄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제1~4주차장은 이번 주말(4~5일)과 다음 주 토요일(12일) 폐쇄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에 여의도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두고 오갔던 이들의 불만이 다시금 불거졌다. 증권가와 사무실 등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아 평소에도 교통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을 축제가 취소됐음에도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한 기색을 내보인 셈이다.
심지어 여의도에 직장을 둔 한 40대 남성은 불법주차와 교통난은 물론 방역실패를 우려하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실외활동을 주로 하게 된 사람들이 통행이 제한된 여의서로를 피해 여의나루역 주변으로 한강공원으로 몰리며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통제 직전인 3월 4째주 여의도한강공원 이용객은 지난해 111만9000여명보다 약 28% 증가한 14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온도가 올라 포근한 날씨가 시작됐지만 코로나19로 갈 곳이 제한돼 젊은 층과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공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와 관련 이 남성은 “요즘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폐쇄된 공간보다 공원을 찾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 더구나 벚꽃이 피는 지금은 여의도를 찾는 사람이 유독 많아지는 시기기도 하다. 그런데 윤중로만 막으면 그들까지 이쪽(여의나루역 인근)으로 몰릴 것”이라며 “교통만 더 불편해질 뿐 실효성은 없다”고 지자체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여의서로의 경우 인도와 차도가 합쳐진 구간으로 만약 인도만 통제한다면 도로 상에서 차를 세우고 꽃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가 가능해 통제가 사실상 어렵다. 벚꽃을 구경하려 모여 있는 것을 강제로 제재하기도 힘들다”며 “경찰과 상의해 여의하류IC로 빠져나가는 여의하부도로의 차단은 기존과 달리 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출근시간과 오후 퇴근시간에도 여의하류IC에서 국회나 여의도로 올라오는 차량이 워낙 많아 일정시간 국회 3문에서 여의2교 방향으로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10여년간 행사를 하며 쌓은 경험에 경찰과의 협의결과 현재 방식이 가장 불편을 덜 주는 방식이라고 판단해 결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여의서로와 함께 서울에서는 벚꽃놀이 명소로 알려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전면 폐쇄된다. 서울 동작구는 매년 4월 벚꽃, 이팝나무 등 개화시기에 맞춰 열렸던 지역 봄꽃축제들을 모두 취소하고, 현충원을 비롯해 보라매공원, 도림천 동작구 전구간, 만양로, 사당로23나길, 등산로(국사봉, 까치산, 사육신공원) 등의 출입을 제한했다.
이밖에 서초구는 이달 초 양재천 근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3회 양재천 벚꽃 등(燈) 축제’를 취소하고, 이번 주말(4~5일)에는 서초에서 강남 구간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영등포구와 양천구 사이를 흐르는 안양천 제방 산책로도 신정교에서 양평교까지 총 3.2㎞ 구간의 출입이 오는 10일까지 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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