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데이터=‘돈’...‘한강 배달순위’부터 ‘외국인 소비트렌드’까지 ‘머니’ 모니?

금융데이터=‘돈’...‘한강 배달순위’부터 ‘외국인 소비트렌드’까지 ‘머니’ 모니?

기사승인 2020-05-21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한강 공원 인근에서 배달 음식점을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어떤 업종을 선택하느냐는 커다란 고민거리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치킨’, 배달음식계의 대표메뉴인 ‘중식’, 젊은 층이 좋아하는 ‘피자’ 등 다양한 업종 가운데 창업자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이처럼 고민에 빠진 창업자들의 수요에 맞는 금융데이터들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지역별 지출 정보 등 소비자의 금융데이터가 상품으로 거래되는 시대가 열렸다.

거래되는 금융데이터 상품도 다양하다. 이달 11일 문을 연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올라온 매물을 보면 신한은행에서는 서울시를 지역별로 나눠 소비자의 소득, 지출, 금융자산 정보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판매하는 데이터는 익명화를 거쳐 누구의 정보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판매 데이터는 성명이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날짜, 지역, 고정지출, 변동지출 등의 내용만 담고 있다.

방한한 외국인의 소비 트렌드도 상품으로 거래된다. 국민카드는 방한 외국인이 언제, 어디에서, 얼마의 소비를 했는지 자세한 데이터를 매물로 올렸다. 헝가리 외국인이 올해 4월 대전 서구 도안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3회에 걸쳐 2만3500원을 소비했다는 식이다. 이밖에 ▲식재료배송 & 간편식 업종 이용 트렌드 (새벽배송, 도시락, 이유식 등)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업종 이용 트렌드 (OTT, 게임 등) ▲생애이벤트 (결혼,출산,이사)를 맞이한 고객의 소비 행태 ▲지역선도시장의 소비 트렌드 (시장유형별, 상점업종별) 등 다양한 데이터가 거래되고 있다. 

거래소에 올라온 금융데이터의 가격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한다. 거래소를 운영하는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개별 거래인만큼 거래금액에 대해 밝힐 수는 없지만 건당 최고 수천만원까지 판매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판매되는 데이터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공급자와 소비자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 매물로 올라온 데이터 상품들은 대부분 ‘가격 협의’라는 문구를 달고 있다. 그럼에도 데이터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가 몇 가지 있다. 

초기 시장인 만큼 거래 지원을 위해 나온 데이터 유통 가이드라인을 보면 먼저 판매자의 브랜드 신뢰성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목됐다. 핀테크 업체 보다는 신한이나 국민은행 등 브랜드 파워가 강한 업체의 데이터 가격이 좀 더 높게 매겨진다는 뜻이다. 또한 데이터 상품이 최신 정보로 구성될수록 가치가 증가하고, 희소성이나 접근성 등이 높은 데이터일수록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으로 명시됐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데이터 상품이 수익의 일부를 책임지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금융데이터는 금융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빅데이터 산업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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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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