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겨쓴 연차휴가, 법정근무시간 포함 안 된다

당겨쓴 연차휴가, 법정근무시간 포함 안 된다

기사승인 2020-05-24 11:00:59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근로자가 주어진 연차휴가를 모두 소진한 후 미래에 발생할 연차를 당겨 사용할 경우 법으로 일정 시간 이상의 근로시간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는 사업장의 근로시간 계산에서 이를 빼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최근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는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앞서 건보공단은 A씨의 노인복지센터가 법정 기준 근로시간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환수처분을 내렸다.

현지조사결과 복지센터 간호조무사 B씨가 하루 최대 8시간의 월 기준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않아 장기요양급여 비용을 감산해 신청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300여만원을 부당 수령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A씨가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1년간 개근할 경우 부여받는 11일의 연차휴가 가운데 일부를 먼저 사용하도록 한 것도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에 해당해 월 근무시간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가불된 연차 휴가는 근로기준법상 연차 휴가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이므로 위법한 것은 아니나, (연차휴가가) 가불된 후 B씨의 근무기간 요건이 충족됐다고 해 그 본질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가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만약 가불된 유급휴가를 월 근무기간에 포함해 인정했다가 추후 근무 요건을 충당하지 못한다면, 장기요양급여 비용을 소급적용하는 데 있어 감독·정산 문제로 행정력의 낭비가 초래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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