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대한한의사협회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의협은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에 급속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던 지난 3월9일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대구한방병원 별관에 전화상담센터를 설치하고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약 처방을 진행해왔다. 이어 같은 달 31일 서울 강서구 한의협회관에서도 전화상담센터를 추가 운영하다 4월5일 서울지역으로 통합 운영 중이다.
대구에서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하던 당시 많게는 180~200건의 한약 처방이 이뤄졌고, 최대 320명과의 전화 상담이 진행됐었다. 대구지역 택배가 마비돼 한의대학생과 한의사들이 직접 한약을 확진자들에게 배달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유행이 거세게 불 때는 한의대학생 40명, 한의사 30명이 모여 전화로 확진자를 진료하기도 했다.
확진자가 하루에 1000명 가까이 늘 때는 불안한 마음에 면역력을 높이고자 한약을 먹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한의협은 보건소에서 확진자에게 보내는 문자를 확인해가며 한약을 처방하는 방침을 내세우기도 했다. 다행히 확진세가 꺾이면서 이러한 과정은 생략됐다.
한의협은 무증상-경증-중증-위중 네 단계로 나눠 환자를 구분하고 있다. 증세에 따라 하루 치에서 최대 5일 치까지 한약을 처방하고 꾸준한 전화 상담으로 확진자를 케어한다. 증세가 중증도에서 위중으로 넘어간다고 판단되면 병원에 갈 것을 권하고, 꾸준히 심박수와 체온을 확인하도록 한다. 또 약의 부작용 여부와 함께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체크한다.
대구 전화상담센터서부터 꾸준히 전화 상담을 진행한 최건희 한의협 의무이사는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대한 비대면 전화 진료를 허용하면서 센터를 세우게 됐다”며 “대구 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병원에서 확진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한계치에 다다랐었다. 생활치료센터를 이용하기 전에 자가에서 대기하게 했는데, 이분들을 전화로라도 관리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병상이 여유가 있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확진자가 음성 판정을 받고 나면 3주간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에 기록이 남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기 힘들다. 후속 증상들에 대한 대처를 전화상담센터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0시 기준 1만1541명의 확진자 중 2326명, 전체 확진자의 20.15%가 한약을 처방받았다. 최 이사는 “양약과 한약을 병행해서 투여했을 때 치료 기간·입원 기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양약·한약 병용 투여가 우리에게 조금 더 빠르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는 계속될 것. 한의 치료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료를 돕기 위해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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