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은 2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선발 김광현에 대해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고, 구속 조절이 가능하며, 빠른 템포로 던지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위기 상황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그는 ‘피치 메이커’”라며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게 하면 계속해서 선수들이 움직이면서 꾸준한 수비를 할 수 있게 된다”고 김광현을 칭찬했다.
그의 기대대로 김광현은 이날도 좋은 투구를 펼쳤다. 5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소 투구 수가 적고, 소화한 이닝도 짧았지만 신시내티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6대 0으로 팀이 앞선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조이 보토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카스테야노스를 병살타로 처리한 뒤 3번 타자 데이비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말 찾아온 위기도 스스로 풀어냈다. 카살리와 보토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 2루에 몰린 김광현은 카스테야노스를 다시 한 번 병살타로 유도해 상황을 타개했다. 쉴트 감독의 언급처럼 위기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했다.
쉴트 감독이 말한 빠른 템포의 투구가 가지는 장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4회말 선두타자 데이비슨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유격수 폴 데종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해당 이닝이 중심 타선과의 승부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값진 수비였다. 이밖에도 이날 수비진들은 까다로운 타구들을 실수없이 처리하며 김광현의 짐을 덜어줬다.
김광현의 올 시즌 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Babip)은 0.189에 불과하다. 투수들의 평균 Babip이 0.280~0.300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운이 따랐고 수비 도움도 많이 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광현이 망설임 없이 공을 던졌기에 그만큼 수비진들의 집중력도 높아졌을 가능성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한편 김광현은 이날 팀이 16대 2로 대승을 거두면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방어율은 0.83까지 떨어트렸다. 현재까지 더할 나위 없는 빅리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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