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까지 예민하게 만드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왜 생기나?
#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환절기가 돌아오면 제일 먼저 병원 문턱을 바삐 드나드는 사람이 감기 환자들이다.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도 눈에 띄게 늘어난다.
흔히 태열이라고 부르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한번 발생하면 잘 낫지 않아 환절기 감기보다 훨씬 더 골치아픈 병이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급기야 성격까지 신경질적으로 변해 여러 가지 피해를 보게 되기 쉽다.
아토피 증상은 대개 얼굴에서 시작된 뒤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몹시 가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토피(Atopy)라는 원어의 뜻 그대로 참 ‘이상한’ 병이다.
아토피란 ‘이상한’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아직 이 피부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붙은 이름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전과 공해 등의 이유로 면역체계의 이상이 생겨 발생하며, 가족 중에 알레르기 체질이 있으면 유전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나이에 따라 보이는 증상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생후 2~3개월 무렵의 유아기에는 머리에서 얼굴에 걸쳐 홍반이 발생해 곧바로 전신에 퍼지기 쉬우며, 쉽게 낫지도 않고 거듭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3~4세쯤에 이르면 팔, 다리의 접히는 부위에 집중적으로 생긴다. 4세 때부터 10세 무렵에는 무릎 안쪽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꺼칠꺼칠해지면서 가려움을 동반한 피진이 계속 나타난다. 이 피진은 이마, 목, 볼기 등에 나타날 수도 있다.
이 피부염은 계절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4~6월에 태어난 아이들 중 5.5%가 아토피 피부염의 증세를 보인 반면 9~12월에 출생한 아이들 가운데에서는 약 7.5%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발병률이 낮은 아이들은 5월 출생자, 반대로 가장 높은 경우는 11월에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11월에 태어난 아이들은 출생하자마자 겨울부터 맞게 되면서 피부가 건조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유아기에 발생한 환자 중 약 10% 정도는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피부염이 지속되면서 그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이 질환의 특징이라 할 심한 가려움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는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약 80%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알려진 알레르기 비염, 천식, 결막염, 급성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최소한 수년 이상의 병력을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많은 수의 환자들이 나이가 들수록 점차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가려움을 해소하고 피부발진의 악화를 막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항알레르기제 등을 이용하며,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 등 외용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인스턴트식품이나 인공 조미료, 색소 등의 든 음식이나 음료를 피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토피성 피부염은 하루아침에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전문의의 처방과 지시에 따라 인내를 가지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