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리포트] 손목 건강의 적신호 번쩍…손목 건초염,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 파열
#글// 김창우 정동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쉽게 손상될 수 있어 평소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부위가 바로 손목이다. 손목 건초염과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 파열은 특히 주목해야 할 손목 관련 질환들이다. 먼저 손목 건초염은 손목의 잦고, 무리한 사용으로 힘줄을 감싸고 있는 건초(건막)에 염증이 발생되는 질환이다.
손목을 지나는 모든 건들의 건초에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중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장무지외전건’과 ‘단무지신전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손목의 외측, 즉 엄지손가락 쪽에 생긴 염증은 이 병을 처음 소개한 스위스 의사 이름을 따서 ‘드퀘르벵 증후군(DeQuervain Syndrome)’이라고 한다.
주로 손목이나 엄지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는 게이머나 미용사, 요리사 등에게 많이 발병하며,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타이핑)의 잦은 사용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임산부 또는 출산 후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되는데, 이는 출산 후 육아 노동에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손목 건초염이 생기면 손목부터 엄지손가락까지 뻣뻣한 느낌이 들고 통증이 나타나며, 손목 사용 시 찌릿찌릿하거나 저린 느낌이 든다. 손목을 움직이거나 엄지손가락을 굽힐 때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이 심하다가도 휴식을 취하면 사라진다. 병마개를 돌리거나 양치질을 하는 등의 동작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의 무리한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손목의 운동을 제한하는 보조기나 깁스 착용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또한, 손목을 이완시켜줄 수 있는 운동치료, 물리치료 등이 시행되며,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건초염이 발생한 부위의 피부를 절개해 마찰과 압박을 주는 신전 지대를 절개하고, 이후 염증이 발생하거나 변화된 조직이 있을 경우 제거해준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수술 후 만족도가 매우 높아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비수술적 치료보다 수술적 치료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손목 건초염 외에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 파열도 손목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삼각섬유 연골의 정확한 이름은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로 요골, 척골을 이어주는 삼각형 모양의 인대와 손목 연골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는 손목의 뼈를 안정감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손에 오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 파열은 손목을 주로 사용하는 체조 선수나 야구, 배드민턴 선수 등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손목을 짚고 넘어지거나 선천적으로 척골이 긴 척골 충돌 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삼각섬유 연골이 연골과 인대의 복합체라 X-ray 상에는 잘 나타나지 않아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부 질환에 대해 지식과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진단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삼각섬유 연골 복합체가 파열되면 새끼손가락 쪽 손목에서 통증이 나타나거나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고, 손목을 사용할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며, 딸깍거리는 소리가 난다. 손목을 구부리거나 회전시키는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 매우 심해지고, 악수를 하거나 걸레를 짤 때, 문고리를 돌릴 때 등 일상생활에 제약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관절 운동의 제한이 생겨 손목을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파열이나 손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보조기 착용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파열 위치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은 손목 관절내시경으로 가능하다. 관절내시경 수술 시 최소 절개로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송출되는 화면을 보며 기구를 삽입해 세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시간이 짧아 안전하고, 흉터와 신체적 부담이 적다는 것도 관절내시경 수술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