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으로 수출영업권 인도”…‘계열사 부당지원’ 진양산업, 과징금 철퇴

“무상으로 수출영업권 인도”…‘계열사 부당지원’ 진양산업, 과징금 철퇴

기사승인 2021-01-10 12:00:03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기업집단 ‘KPX’ 소속 진양산업은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 장남 양준영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진양산업이 ‘베트남 현지 계열사 비나폼에 대한 스폰지 원료 수출 영업권’을 무상으로 씨케이엔터프라이즈에 제공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KPX는 27개 계열사(2019년 기준)를 소유한 중견 화학그룹이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양준영씨가 소유한 지분 88%를 포함해 총수 일가가 100% 소유한 부동산임대회사다. 공정위가 적발한 부당 지원 행위를 계기로 수출업을 영위하게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진양산업은 스폰지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국내업체로부터 매입해 이윤을 더한 뒤 베트남 현지법인 비나폼(진양산업 100% 지분 보유)에 수출해왔다. 지난 2012년 4월부터 진양산업은 자신이 비나폼에 수출하던 원부자재 중 PPG 물량 일부를 씨케이엔터프라이즈에 이관하기 시작했다. 2015년 8월 부터는 모든 PPG 수출 물량을 CK엔터프라이즈에 이관했다.

PPG 수출 물량 이관은 두 회사 모두에서 재직하던 임원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졌다. 관련한 계약 체결이나 상응하는 대가 지급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진양산업이 지난 2015년 8월 PPG 수출 영업권을 씨케이엔터프라이즈에 무상으로 양도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른 지원금액은 총 36억7700만원에 이른다.

지원행위를 통해 수출업 경험이 없던 지원객체인 CK엔터프라이즈의 사업 기반 및 재무 상태가 인위적으로 강화됐다. 2011년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매출액은 부동산임대업에서 발생하는 3억2700만원에 불과했다. PPG 수출 물량이 이관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부동산임대업 매출액의 약 12~22배에 달하는 매출이 PPG 수출 거래에서 발생했다. 

연 평균 영업이익도 지원행위 전인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약 7700만원에 불과했으나 PPG 수출 물량이 이관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약 14억600만원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진양산업 13억6200만 원 ▲씨케이엔터프라이즈 2억7300만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지원행위는 공정거래저해성을 초래했다고 공정위는 내다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베트남 소재 국내 신발제조업체 등에 납품되는 스폰지 원재료 수출 시장에 CK엔터프라이즈가 아무런 노력 및 인적·물적 기반 없이 신규로 진입해 독점적 사업자로서의 지위가 형성·유지됐다”며 “수출업을 영위하는 잠재적 경쟁 사업자의 시장진입은 봉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진양산업으로부터 PPG 수출 물량을 이관받은 결과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CK엔터프라이즈는 그 수익을 기업집단의 지주회사인 KPX홀딩스 지분 확보에 활용함으로써 동일인 장남의 기업집단 KPX에 대한 경영권 승계 발판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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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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