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국내 출시…당뇨 치료 지속성 높일까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국내 출시…당뇨 치료 지속성 높일까

기존 펌프 불편함 줄였지만 보험수가 적용 등 제도적 보완 필요

기사승인 2021-03-30 04:43:01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기존 인슐린 투약과 인슐린 펌프의 불편함을 개선시킨 디지털 혁신형 의료기기가 국내에서 출시됐다. 전문가들은 인슐린 치료의 복잡성과 치료 순응도 저하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2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 제품의 본격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오패치는 웨어러블 형태의 일회용 인슐린 펌프로써 인슐린이 필요한 당뇨환자들의 혈당 관리를 위해 인슐린을 지속해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체외용 인슐린 주입기다. 기존 제품들과 달리 번거로운 주입선이 없고, 작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크기와 무게를 줄여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오패치는 약물 주입기인 패치, 전용 컨트롤러(스마트 리모컨)인 ADM 및 통계적 당뇨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이오브릿지(EOBridge)로 구성됐는데, 특히 ADM은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패치를 제어할 수 있다. 당뇨관리 소프트웨어 이오브릿지 앱 혹은 웹에서 혈당과 인슐린 주입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데이터는 보호자 및 의료진과 공유가 가능하다. 사용자는 패치 사용 시간(최대 84시간, 3.5일)을 고려해 필요한 양만큼 동봉된 주입용 주사기로 인슐린을 패치에 채운 다음 몸에 부착하고 삽입된 소프트 캐뉼라를 통해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고, 기초 주입과 볼루스 주입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또 ADM은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혈당측정기와 연결 가능하며, 연결된 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 정보가 수신되고, 최대 90일까지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인슐린 투약과 인슐린 펌프에 대한 미충족수요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당뇨병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치료방법 소개되고 있지만 인슐린을 한 번 맞으면 평생 맞아야 한다는 오해와 자가주사에 대한 두려움, 불편함 때문에 인슐린 처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들도 진료시간 한계로 인슐린의 장점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최근 7년간 HbA1c 6.5% 이상으로 혈당 조절 목표를 달정하지 못한 당뇨인의 비율은 74%에 육박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한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환자 약 73%는 인슐린을 처방받은 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난 한 달 동안 1일 이상 인슐린을 사용하지 못한 경우도 33%에 달했다. 환자들은 계획되지 않은 외출, 주말여행, 갑작스러운 계획변경, 외식, 자유로운 사회생활 등의 변동성 있는 현실 때문에 유동성 있는 치료법을 원하고 있다. 환자들의 66.7%는 인슐린 치료가 자신의 삶을 간섭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인슐린 치료시기를 놓치면 고혈당, 저혈당이 발생하고 혈당 모니터링의 어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인슐린 펜이나 기존 펌프는 편의성이 떨어져 결국 치료 순응도가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제는 기술 발달을 통해 이상적인 인슐린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부연했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이오플로우 제공


이오패치에는 혹시 모를 기기 오작동에 대비한 알람 기능도 탑재됐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인간이 만든 기계이기 때문에 오작동이 있을 순 있다. 사실 이오패치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벌써 1년 전”이라면서 “그 사이에 기기 사용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 임상도 진행하고,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서비스 등을 준비했다. 테스트를 위해 사용하고 버린 제품들만 7~8000개다. 지금까지 오작동 문제는 없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준비는 해두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용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인슐린이 과주입 되거나 전혀 주입되지 않고 있는데 알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사용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며 “또 문제가 생기면 교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당뇨 환자들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이오패치의 급여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오패치는 기존 인슐린 펌프의 큰 불편함이었던 사용의 편의성을 개선시켰다. 현재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는데 올해 안에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이오플로우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1형 당뇨 환자는 4만5000명 정도인데 그 중 인슐린 펌프 사용자는 1500명이다. 사용 환자 수가 적은 이유는 일단 보험 수가들이 잘 적용돼있지 않고, 병원에서도 처방을 하려고 해도 관리 수가 등을 받을 수 없어서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학회, 환자단체 등과 함께 치료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도 “치료자 입장에서는 간편한 치료요법 있었으면 좋겠다. 디지털 기기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지만 우리나라 의료진들의 이해도는 높지 않다”면서 “패치형 인슐린 펌프를 시작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의 인식이 변화했으면 좋겠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노력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기 사용법에 대해서는 교육이 굉장히 중요한데 현재 교육 비용으로 제공되는 게 없다. 환자가 자기 돈을 내고 교육을 받아야하고 병원에서도 많은 시간을 내서 의료진들에게 반복 교육을 시켜야 한다. 최소한 10~15시간 이상이 필요한데 그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오플로우는 이오패치의 국내 본격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CE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분리형 웨어러블 인공췌장, 2023년에는 세계 최초 일체형 웨어러블 인공췌장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