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패색 짙은 재·보궐선거, 희망은 있다

민주당 패색 짙은 재·보궐선거, 희망은 있다

전문가들, 야권 우세 점치지만… 관건은 ‘투표율 30%’
30% 전후면 박영선 당선 희망있어… 뒤바뀐 선거전략

기사승인 2021-04-02 06:00:04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4·7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권이 야권의 우세를 미리부터 점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의 승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듯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는 요건은 무엇일까.

◇ 정치인부터 전문가까지 “운동장이 기울었다” 이구동성

여당의 승리요건을 듣기에 앞서 여론조사분석가나 정치·시사평론가, 심지어 정치인까지도 5일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패배를 예견하고 있었다.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시작한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사건이 방아쇠가 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적 공분까지 불러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대통령 임기 말에 나타나는 권력누수현상(레임덕)이 나타나는 상황에 2030으로 대변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강조한 공정과 정의에 대한 가치가 오히려 무너지는 현실을 목격하며 이미 부정적으로 돌아서 선거의 바탕인 민심이라는 운동장이 이미 기울어 있는 상태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LH사태로 대변되는 문제가 기울기를 더욱 가파르게 만들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고, 이낙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이 31일,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1일 연이어 사죄의 뜻을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서야 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발목을 잡듯 민주당 혹은 청와대발 악재가 터졌다. 민주당 의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김상조·박주민의 전월세 인상문제, 윤건영·이해찬의 공직선거법 위반논란까지 다양하다.

그 때문인지 지난달 19일 김어준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거의 이긴 것 같다”고 낙관했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1일 교통방송(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지금으로 봐서는 역전을 확신할 수는 없는데 지금부터가 (지지층이) 결집되는 시기”라고 한 발 물러섰다. 오히려 차기 대통령 선거판세를 전망하며 보선에서의 패배를 스스로 전제하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번 재·보궐선거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서울과 부산 모두 야당 후보가 20%p에 육박하는 격차를 벌리며 여당 후보를 앞서가고, 그 격차 또한 점차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도 않았다. 투표권자들이 마음을 바꿀 묘안이나 여전히 승리를 내다볼 여지는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사전투표를 장려했다. 사진=연합뉴스

◇ 승패 결정할 ‘투표율’… 낮아야 진보의 승리가 보인다(?)

그리고 민주당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표율’을 꼽았다. 과거 재·보궐선거에서와 같이 유권자의 30% 전후가 투표에 참여할 경우 격차를 좁히는 것을 넘어 승리도 바라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상 보궐선거의 투표율인 30%대가 재현된다면 박영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민주당 극렬지지층에 당 조직력이 총동원될 경우 전체 지지율의 3~4%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투표율이 35%라고 가정하면 12%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끝난 게임이라고 일반에선 얘기하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율이 50%가 돼야 앞선 여론조사 결과들과 유사한 수준의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며 “부산은 (민주당의) 조직이든지 지지층이 서울보다는 약하니 여지가 좀 줄어들지만, 일단 투표율을 지켜봐야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과거엔 투표율이 높아야 진보진영에게 유리했다면, 이번엔 투표율이 낮아야 승리가 보일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다만 30%대 투표율이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회의적이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분명 데이터 상 투표율 30%대가 형성된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은 맞다”면서도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적 관심도나 인식하고 있는 중요도, 판단하는 선거의 성격 등이 앞선 재·보궐선거와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민심이 현 정권과 여당을 향해 분노하고 있고, 이전 재·보궐선거와 달리 대한민국의 제1·2 도시의 수장을 뽑는 선거라는 측면에서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아가 그는 “지지율이 30%를 넘으려면 투표에 잘 참여하지 않는 2030세대가 투표에 나서야하는데 이들이 현 정부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들인 만큼 투표를 통한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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