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다음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중도층이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여야에 메시지를 던졌다. 중도는 여당에 당내 혁신이라는 과제를 내줬고 야당에는 사면과 탄핵에 관한 숙제를 제시했다. 결국 여야 모두 ‘지지층’과 ‘중도’의 차이를 좁혀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DRC)가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4.7 보궐선거 결과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7%가 ‘선거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변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중도층에서는 76.7%가 민주당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민주당이 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사퇴를 시작으로 ‘개혁’을 외쳤지만 실제로는 이들의 메시지가 크게 와닿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일부 극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단호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4.7 보궐선거 결과로 ‘반 민주당’을 앞세운 단일화의 위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캐스팅 보트인 중도의 표심을 공략하려면 조금 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응천 의원도 이 점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파가 국민의 과반이라면 뜻을 따르는 것이 바로 국정운영”이라면서도 “그렇지 않다면 다수의 뜻을 살피는 것이 대통령에 관한 국민의 지지를 담보하고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서 우리의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초선 시절 ‘소장파’로 꼽혔던 그는 지난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초선들이 개혁의) 목소리를 조금 내다가 말았다. 인터넷 댓글부대가 움직이니까 꼬리를 내리더라”며 “경쟁하는 입장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더 컸으면 사실 더 어려워질 뻔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도는 야권에 ‘전직 대통령 사면 언급 자제’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DRC)가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전직 대통령 사면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중도층 중 53%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했다. 적극 반대층이 무려 37.8%나 됐다.
이는 일부 야권 정치인들의 주장인 ‘탄핵 불복’이 중도의 민심과 거리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나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괴롭히고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보통의 상식을 가진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며 탄핵 불복과 동시에 사면을 요구했다.
특히 서 의원이 해당 발언을 통해 언급한 ‘보통의 상식’이나 ‘많은 국민들’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원 지사는 “물론 개인 발언이지만 최고 중진이라는 사람이 본회의장에서 얘기하는 게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중도행‧약자와의 동행‧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관한 사과 등을 통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다시 봤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그것을 계속 가장 큰 문제로 바라보는 일부 지지 집단이 있다. 옛날의 그림자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99%, 유선 1%,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8.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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