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주부 김승현(47)씨는 4일 올해 갓 초등학생이 된 딸과 함께 증권사 지점을 방문했다. 딸에게 어린이 날 선물로 주식을 선물해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나는 지난해 말부터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했는데, 아직 잘 모른다. 내 딸에게는 일찍 투자를 시작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럼 성인이 됐을 때 나보다는 나은 재태크 감각을 가질 것 같다”며 “어린이 날을 맞아서 다른 선물 대신 주식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증시에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일명 ‘동학개미 운동’ 이후로 주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처럼 주식 투자에 입문한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증권사 지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제 교육 기회로 삼는 것과 동시에, 수익률이 낮은 일반 적금 대신 우량주 위주의 주식 자산을 늘려주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의도에서다.
한 증권사 직원은 “지난해부터 기념일 전후로 아이를 동반해 지점을 찾는 고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주식 투자 교육을 하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 주식계좌 비대면 개설이 가능하지만, 미성년자는 직접 가까운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야 가능하다. 부모가 대신 가거나, 아이를 동반해 신분증·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지참하면 개설할 수 있다.
비과세 혜택도 쏠쏠하다. 부모가 미성년자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경우 최대 20년간 최고 40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자녀에게 주는 주식은 어떤 기준이 필요할까. 개별 주식 종목을 고르기 어렵다면 어린이 맞춤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어린이용 펀드는 대체로 대형 우량주, 장기투자에 유리한 종목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난해 활황장 덕에 높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가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어린이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80%가 넘는다. 해당 펀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YG엔터테인먼트 등 우량 대형주 위주로 꾸려져 있다.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만 가입할 수 있는 펀드다.
이밖에 대신자산운용과 IBK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운용 중인 어린이펀드의 수익률도 70~60%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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