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청산” 외쳤던 이준석… 불과 1년 반 전엔 “유승민 대통령 만든다”

“계파 청산” 외쳤던 이준석… 불과 1년 반 전엔 “유승민 대통령 만든다”

이준석 “청년들, 계파 극혐한다”고 했지만… 과거 “유승민 대통령” 언급
최근 SNS 통해 “당내 심판할 세력 있다”
대선 과정에서 외부 세력 연대도 불투명 우려 제기

기사승인 2021-05-28 05:00:02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유승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계파 정치를 청산하겠다며 당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과거 발언 때문이다. 내심 정권교체를 노리는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시선에 우려가 쏠린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파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전면에 나서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들의 그림자가 이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신진 세력으로 인기를 얻는 어떤 후보는 공공연히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정치적 꿈임을 고백했다.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주 전 원내대표가 언급한 ‘어떤 후보’는 바로 이 후보를 뜻한다.

실제로 그는 여성신문TV에서 마련한 ‘신지예X이준석 먹방토론’에 참석해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고 하태경 의원이랑 같이 좀 세상을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 영상은 지난 2019년12월23일 공개됐다. 불과 약 1년 반 전이다. 이는 지난 25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그가 “더는 줄 세우기‧계파정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젊은 세대가 극혐한다”라고 발언한 내용과 사뭇 다르다. 

특히 이번에 선출할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년에 열리는 대선을 치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유승민 대통령 만든다”라는 1년 반 전 발언은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그가 대표가 된 이후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탓이다. 결국 ‘이준석 당대표 체제’ 등장만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외부와의 연대가 자칫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준석 후보가 지난 2019년12월23일 여성신문TV에 출연해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고 하태경 의원이랑 같이 좀 세상을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여성신문TV 갈무리

한 야권 관계자는 “이준석 당대표 체제가 시작되면 계파싸움 속 대혼란으로 당이 깨질 우려가 있다. 정권교체 역시 물 건너갈 것”이라고 걱정했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은 서진정책으로 국민대통합을 외치며 주목을 받았다”며 “그러나 유승민계는 보수 분열의 책임이 있는 데다 강경한 자강론을 내세워 폐쇄적으로 정당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최근 ‘적폐 심판’을 외친 바 있다. 그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며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게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이 있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27일 “나만 선하고 나만 옳다. 나 이외는 악이다. 너희들은 적폐다. 청산하겠다 등의 말은 지난 4년 동안 지겹게 들은 이야기”라며 “문재인 정권이 우리와 국민을 이러한 말들로 겁박해왔다”고 했다. 

또한 “언젠가 심판하겠다”는 악담이 “우리 내부로부터 나온다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 심판의 주체는 국민이며 심판의 대상은 문 정권”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의 최종 목표는 결국 정권교체라는 의미다. 

한 야권 관계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유승민계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은 깨지고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간다. 또한 당은 순식간에 아사리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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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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