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는 웬만한 월급쟁이 석 달 치 월급을 몽땅 털어도 한 대를 겨우 살까 말까 한 값비싼 제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83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경우 1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월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최대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선보인 투명 OLED였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 중인 투명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 투명도가 높다.
먼저 스마트홈 공간에서 퀸사이즈 침대와 투명 OLED를 접목한 '스마트베드'접할 수 있었다. 사용자가 침대에 누워 버튼을 누르면 침대 프레임 하단에 숨어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가 위로 올라온다. 올라오는 디스플레이 면적에 따라 화면비가 달라졌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날씨정보 등 생활 정보와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OLED는 투과율 40%로 기존 투명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선명하게 화면 뒤를 투과할 수 있어 화면 뒤에서 사람이 손 흔드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면 뒤에서 손 흔드는 모습이 또렸이 보였다.
투명 디스플레이 특성상 일반 TV보다 떨어지는 화질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도 있었다. 디스플레이 뒷편에 검은색 차단막을 활용하면 일반 TV와 다를 바 없는 화질로 시청이 가능했다. 또 침대와 분리도 가능해 사용공간에 제약을 없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도 눈에 띄었다.
이 관계자는 "요즘같이 방역이 중요한 시기에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할 때 투명 OLED를 사이에 두고 환자 상태 등 의료정보를 화면에 띄워 진료를 볼 수 있고 음식점에서도 고객의 주문 확인 등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레스토랑존에서는 투명 OLED를 활용한 일식집을 연출해 투명 OLED가 가정 이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모습을 구현했다. 코로나 시대 방역이 일상화된 요즘 요리사와 손님 사이에 투명 OLED를 가림막처럼 설치해 거리를 두면서도 이를 통해 음식 주문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또 영화나 스포츠도 시청할 수 있도록 해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무료함을 없앴다.
투명 OLED는 가정, 식당을 넘어 지하철 객실 안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하철 내부 공간을 연출해 놓은 메트로 존에서는 지하철 객실 유리창 대신 투명 OLED를 설치해 승객이 밖을 보면서 노선정보와 날씨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과 '선전' 지하철 3개 노선에 탑재돼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코로나 시대에 자기관리 필수로 자리 잡은 '홈짐'을 위한 개인 피트니스 공간도 자리했다. 이 공간에선 벽 안에 숨겨져 있던 OLED TV가 벽에 설치된 레일을 타고 흘러나왔다. 운동 모드를 설정하면 화면이 세로에서 가로로 돌아가면서 하단에 카메라가 빼꼼히 나타났다.
사용자는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며 실시간 운동량을 확인할 수 있고 운동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어 올바른 운동 자세를 유지 할 수 있게 했다.
게임존에서는 시네마틱 사운드 올레드(CSO)기술 탑재로 화면에서 소리가나 게임의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특히 벤더블(구부릴 수 있는) 기술로 생생한 현장감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전시관은 회사의 핵심 사업인 OLED 대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 대세화를 가속하겠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가시적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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