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주식투자를 하면 내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 뉴스를 자주 챙겨보게 되죠. 실적 흐름이나, 신규 계약의 성패 등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특히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 소식이 있다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HMM 사례가 대표적이죠. 지난해 하반기부터 HMM에 올라탄 투자자 중에서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3000억원의 HMM CB 만기가 다가오고 있던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CB발행과 만기가 어떻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CB와 BW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둘다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사채입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채권으로 발행되지만 채권자가 조건대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BW는 발행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채권자가 미리 약정된 가격에 따라 일정 수의 주식을 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입니다.
일반적으로 CB와 BW 발행공시가 나오거나, 사채 만기가 다가오면 주가가 하락세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이나,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늘어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기업 이익이나 가치, 시가총액이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주당순이익(EPS)이나 주당 순자산가치(BPS) 등이 희석됩니다. 또 주가가 비싼지를 판단하는 척도인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상승하죠. 특히 신주가 추가로 상장되는 경우 주식이 대규모로 시장에 풀리면 유통 물량이 늘어나서 주가 움직임의 탄력성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채권자의 주식 전환으로 주식이 대거 풀리는 시기를 매도 타이밍으로 보기도 합니다.
다만 CB와 BW 발행·만기가 모든 기업에 큰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장성이 좋고, 이익 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기업이 운영을 원활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경우에는 크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아도 좋습니다. 주의가 필요한 것은 성장률이 저조하고,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채 발행을 하는 사례입니다. 만기가 다가올 때까지 회사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채권자의 전환권 행사가 기업에 직격탄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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