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행보에 최근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 총장으로서의 과거 행적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법치주의와 공정을 외친 윤 전 총장이 실제로는 스스로 빛날 수 없는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대통령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내가 보기엔 (윤 전 총장이) 반사체다. 경쟁력이 탁월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다양한 논란이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공정’을 외치며 등장한 그의 행보를 되짚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사실상 정권과의 대립 관계 속에서 지지율을 확보해왔다고 분석된다. 공교롭게도 그가 처음 정치권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시점이 박근혜 정부와의 갈등을 빚은 이후인 탓이다. 아울러 정권교체 이후에는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관계 속에서 지지율을 형성했다. 이러한 가운데 윤 전 총장은 ‘공정’이란 화두를 앞세워 바람을 탔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는 연일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지지가 갈등 관계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발광체’가 아니라 이른바 ‘반사체’라는 뜻이다.
윤 전 총장과 갈등 관계로 알려진 추 전 장관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23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갈대광장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추-윤 갈등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추-윤 갈등은 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프레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의 문제는 그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여론 의제 몰이로 친다면 추-윤 갈등 프레임 속에서 (그 당시 내가 더 이상) 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진실의 시간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대학교 법대교수 출신인 이상돈 전 의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검찰 출신인 윤 전 총장이 제대로 된 법률가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이 내세운 공정과 법치주의가 사실 실체가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그 스스로 빛날 수 있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전 의원은 “사람들은 무리한 검찰개혁 드라이브와 조 전 장관의 내로남불 논란 등에서 (윤 전 총장에게) 기대를 건다. 그러나 정치적인 기대를 떠나 윤 전 총장이 법률가로서 법치주의를 충실하게 대변할 수 있는지에 관해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가 대학에 다닐 때 형법 시간에 기본적으로 배우는 게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라며 “이들은 구속 요건이 굉장히 애매한 범죄여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며 “외국에는 그런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이게 정석인데 윤 전 총장은 그걸 굉장히 남용해서 전 정권을 많이 기소했고 결국 많이 무죄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검찰 출신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 역시 윤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 보도에 의하면 법의 상징인 검찰총장 출신이 20여 가지 본인과 가족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검찰총장은 대검 범정과를 통해 늘 범죄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찰을 하는 게 그 직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찰을 늘 지휘 했던 분이 불법사찰 운운으로 검증을 피하려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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