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원팀’… 갈등 커진 ‘이재명 vs 이낙연’

위기의 ‘원팀’… 갈등 커진 ‘이재명 vs 이낙연’

여론조사 차이 줄어든 가운데 ‘네거티브’ 치열

기사승인 2021-07-31 05:00:10
이재명 후보(왼쪽)와 이낙연 후보(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는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최근 현장 스킨십을 통해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그러나 ‘원팀’을 강조하는 민주당 분위기와는 다르게 두 후보 사이 ‘말의 전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6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27.6%를 기록했다. 이낙연 후보는 21.4%로 나타났다. 

2강 체제를 구축한 두 후보의 차이는 최근 들어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여론조사에서는 28.9%를 기록한 이재명 후보가 11.5%에 그친 이낙연 후보보다 무려 17.2%P 앞섰다. 그러나 지난 7월 10~12일 조사에서 11.6%P(이재명 33.1% vs 이낙연 21.5%)까지 좁혀졌고 이제는 어느덧 6.2%P까지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경쟁이 극에 달했다고 평가한다. 지난 28일에 열린 첫 토론회에서도 두 후보의 충돌 장면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낙연 후보는 29일 연합뉴스TV·MBN 공동 주관으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재난지원금에 관해 ‘날치기’라고 했다. 그게 온당한 주문인가 싶다”며 “국회에 대한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듯하다”고 압박했다.

이재명 후보도 지지 않았다. 그는 이낙연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게 진짜 문제”라며 “참여정부 때에는 사면권을 제한하자고 말했다. 이후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자고 했다. 또 상황이 바뀌니 사면하지 말자고 했다. 언론개혁도 반대하다가 태도를 바꿨다. 그런 게 더 문제”라고 반격했다. 

둘은 여야 원구성 합의를 놓고도 부딪쳤다. 이재명 후보는 일찌감치 이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개혁입법이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 후보는 “무소불위 권한을 가진 법사위를 야당에 내주는 것을 당원과 국민들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전진을 위한 양보가 아니라 개혁의지 후퇴라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법사위 양보와 관련해 재고를 요청했다. 

이낙연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를 공격했다. 그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여야가 합의했다가 야당이 번복하니까 왜 합의를 번복하냐고 야당을 비판했다. 그런데 어제는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여야) 합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어떤 것이 진심이냐”라고 몰아붙였다. 

신경전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 측 현근택 대변인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 후보가 국회의원 5선‧전남도지사‧국무총리‧당대표를 지냈음에도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는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노대통령 탄핵추진 세력과 함께 행동했으면서도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핑계로 정치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당대표를 하던 동안에 지지율이 폭락하고 당원 숫자가 줄어들고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캠프 측 배재정 대변인도 즉각 맞불을 놨다. 배 대변인 역시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낙연 후보는 지난 TV토론을 통해 2014년 5개와 2015년 16개 등 2015년까지 완료 예정이었던 21개 공약 중 20개를 완료했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년 임기를 채울 수 없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아는 이재명 후보 측이 단순히 산술적으로 공약 76개 중 20개를 이행했으니 이행률이 26%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악의적인 공격을 일삼는 이재명 후보 측은 이런 공격이야말로 ‘흑색선전’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주장과 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은 내심 미소를 짓는 모양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반나절 원팀이었다”며 “불과 반나절만에 원팀이 무색할 정도로 토론회에서 신경전이 오갔다”고 평가했다. 

대선에 도전장을 던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경쟁을 하다 보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원팀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서로 근거 없는 흑색선전과 비방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20.5% 무선 ARS 79.5%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7.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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