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공모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크래프톤 일반 청약 마감일까지 5조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다른 대어급 공모주들과 비교해 현저히 저조한 성적표다.
3일 크래프톤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청약 마지막 날 최종 통합 경쟁률은 7.79 대 1을 기록했다. 모인 증거금은 5조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별 경쟁률을 보면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이 9.50 대 1, 이어 삼성증권 6.88 대 1, NH투자증권 6.71 대 1순이었다.
앞서 진행됐던 대어급 공모 종목들에 대체로 수십조원대 자금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다른 공모주들의 경우 SKIET 80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 63조원 카카오게임즈58조, 카카오뱅크 58조 자금이 몰렸다.
총 3개사에서 중복청약이 가능했음에도 청약 건수가 29만6539건에 그쳤다. 앞서 중복청약이 불가능했던 카카오뱅크의 청약 건수가 185만건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명백한 흥행 실패인 셈이다.
크래프톤과 같은 시기에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던 채용 플랫폼 기업 원티드랩의 경쟁률은 1731대 1로 더 높았다. 증거금도 5조5291억원 모였다. 당초 크래프톤의 흥행에 가려 소외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오히려 앞선 셈이다.
크래프톤이 인기몰이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이 받을 주식 수량은 늘었다.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 청약자에게 지급되는 균등배정 물량은 증권사별 4주가 될 전망이다. 3개사에 모두 청약을 신청했을 경우 최소 12주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청약 건수에 따른 비례배정 물량은 1억을 넣은 투자자의 경우 각사별로 20주 이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대 이상으로 넉넉한 수량을 받게된 투자자들은 오히려 우려가 깊어진 양상이다. 청약에서부터 인기몰이에서 실패하면서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22%대로 낮은 편에 속한다. 유통가능 주식 수가 많아 상장 첫날부터 매물이 쏟아지면 공모가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청약 흥행 여부가 상장 첫날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기관의 의무보호확약 물량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하다. 기관의 확약 비율이 낮으면 낮은 만큼 시장에 나올 물량이 많을 수 있기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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