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쟁탈전 시작?’… 이재명 “정치는 실천” vs 장성민 “DJ 장사 멈춰야”

‘호남 쟁탈전 시작?’… 이재명 “정치는 실천” vs 장성민 “DJ 장사 멈춰야”

이재명, 김홍걸 앞세워 하의도 방문
장성민, SNS 통해 “DJ 철학 없는 김대중 팔이” 비판 

기사승인 2021-08-17 06:00: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장성민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장성민 국민의힘 예비후보(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의 이른바 ‘호남 쟁탈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앞세워 DJ의 고향 하의도를 방문했다. 이후 ‘DJ의 정치적 적자’ 장 후보는 이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신경전을 펼쳤다.

장 후보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향해 이른바 ‘DJ 팔이’를 그만하라며 “자신의 정치적 지지표를 얻기 위한 목적 하나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탐하는 DJ 팔이 정치장사를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이는 이 후보가 하의도를 방문하며 남긴 말 때문이다. 그는 지난 14일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위치한 전남 하의도를 찾았다. 이후 그는 “목포로 향했던 김 전 대통령으로 인해 한반도의 미래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가 바뀔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시대를 앞서는 용기와 결단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유능한 4기 민주 정부 반드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대선후보들의 호남 구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분석하는 모양새다. 

우선 이 후보는 이른바 ‘백제 발언’ 등으로 수세에 몰렸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안도의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이 후보 측은 이번 전남 방문을 통해 논란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그는 하의도에서 ‘민주주의‧행동하는 양심’ 등을 언급하는 등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는 뚜렷한 접점이 없는 탓에 ‘아들 김홍걸’과 함께했다. 

그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씀에 정말 공감한다”며 “정치는 실천이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바뀐 세상으로 국민들께 보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와 동행한 김 의원도 “돌아가신 아버님 김 전 대통령은 항상 정치지도자라면 상대를 비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이 후보가 나서면 아버지가 못다 이룬 한반도평화의 꿈을 이번에는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 행보에 힘을 실었다. 

반면 ‘DJ 적자’ 장 후보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가 ‘DJ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장 후보는 ‘김대중 정부’ 시절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하는 등 야권에서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다. 

그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대통령의 사상과 철학이 아닌 오직 정치적 유산만 탐하는 행보를 하는 것은 김 전 대통령의 역사적 업적에 검은 점을 또 하나 찍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여성 인권 향상’에 헌신적인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DJ는 평생 통합의 민주주의를 강조해 왔다. 일생을 민주화 투쟁으로 희생해 오신 분이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위해 단식투쟁을 피하지 않았다”며 “여성의 인권과 권익을 위해 유림(儒林)의 그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도 역사상 처음으로 가족법을 개정하여 남녀차별을 없앴으며 여성부를 신설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여성 총리를 임명했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백제 역사를 말하면서까지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역사를 삼국시대로 끌고 올라가는 그의 불온한 역사관은 분열 정치”라며 “김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의 정치사상에 대한 배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후보는 지역통합의 정치‧도덕‧가족과 형제애‧호남과 DJ 등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 DJ 철학 없는 빈곤한 행태로 더는 DJ, 호남, 민주주의에 또 하나의 흑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DJ 팔이 정치 장사를 그만두라.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말하기 전에 기본도덕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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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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