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 4인, 마지막 토론서 ‘신경전’… ‘중도 확장’부터 ‘역겨움’까지

野 후보 4인, 마지막 토론서 ‘신경전’… ‘중도 확장’부터 ‘역겨움’까지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중도층’ 강조

기사승인 2021-10-31 22:02:30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제10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31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이준석 당대표(가운데)와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마지막 토론회에서 거세게 맞붙었다. 이들은 중도 확장성을 어필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경선 과정에서의 해묵은 앙금을 표출하는 모습도 있었다.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국민의힘 후보는 31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0차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결정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토론회였다. 

이번 토론회의 핵심은 중도 확장성이 가장 큰 주제였다. 이번 대선이 양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탓이다. 네 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중도 공략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유 후보는 도덕성과 정책 준비성 등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이재명 기본 시리즈를 가장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22년 정치하면서 도덕성에 약점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도층은 정책 공약을 주시한다. 결국 중도 확장성을 위해서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민주당 사람들은 유승민이 국민의힘의 후보가 되면 껄끄럽고 두렵다고 한다. 본선에서 강하다”라고 언급했다.

유 후보는 경쟁자인 윤 후보와 홍 후보의 ‘중도 확장성’을 허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두 후보는 비호감도가 각각 1‧2위다. 비호감도가 높은데 중도층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홍 후보 역시 자신이 중도 확장의 적임자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재명은 나라를 망치는 포퓰리스트”라며 “내가 갑자기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2040의 힘”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도 확장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유 후보를 향해 불편함을 노출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지지율이 낮다. 비호감도는 지지율 높은 후보한테 적용이 되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낮으니까 호감‧비호감도를 따지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이 후보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쏟아냈다. 그는 “이 후보는 쌍욕을 하는 사람이다. 무상연애도 했다. 무상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 뒤 “이재명과 붙으려면, 경기도 차베스 혹은 베네수엘라 급행열차랑 붙으려면 내가 제일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이름을 꺼냈다. 국민의힘이 또 다시 안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원 후보는 “나는 안 후보와 악연이 없다”고 한 뒤 “유 후보의 정책은 사실 책상머리에서 나온 과거 개발시대의 논리다. 중도와 수도권이 유 후보에게 우호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이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홍 후보의 ‘중도 확장성’을 “꿔준표”라고 비판한 뒤 “민주당 정부의 고질적인 내로남불과 부패 카르텔을 보고 고개를 돌린 민주당 지지자들이 꽤 많다.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리를 쭉 따라가다 보면 결국 정치개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목소리에 국민의 기대를 담아야 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제10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31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 시작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토론회에서는 홍 후보와 원 후보의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원 후보는 이날 홍 후보를 향해 “같은 후보가 역겹나”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지난 27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원 후보의 탄소세 질문을 받은 뒤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는 모르지 하듯이 묻는 그 태도는 참으로 역겨웠다”고 적은 바 있다. 

원 후보는 “(홍 후보가) 오늘 가볍게 사과하면 원팀이 쉽게 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는 거론하지 않겠다. 그런 자세는 대통령의 자세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홍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사과하겠다. 내가 좀 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곧 다시 신경전이 붙었다. 원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자신의 공약과 생각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홍 후보는 본인이 개천에서 용 날 때의 가치에 갇혀있다. 홍 후보가 이끌어가는 대한민국은 1980년대로, 과거로 돌아가는 완행열차”라며 “자기 생각이 없는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하나로 충분하다”고 했다. 

이후 홍 후보가 “아마 생각은 내가 아주 강하게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반박하자 원 후보는 “빈 깡통”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홍 후보는 “그런 식으로 비난하는 것은 마지막 토론에 적합하지 않다”고 불편함을 표시했다. 

정책이나 공약 관련한 내용은 토론회 막바지에서야 조금 나왔다. 

우선 유 후보는 ‘반려동물 의료보험제’와 관련해 “이를 국가보험으로는 할 수 없다. 민간보험을 장려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 역시 “비용이 많이 든다”며 “현재 공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반려동물 등록제 등 관리를 기본으로 해서 보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 정책과 관련해서도 유 후보가 토론을 이끌었다. 유 후보는 “벙커 버스트를 할 수 있는 비행기가 국민 세금으로 100대를 보유하게 됐다”며 “그런데 핵 공유가 안 되면 김정은을 때릴 수 있는 그걸 장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9일(현지 시간) F-35A 스텔스기에서의 B61-12 전술핵폭탄 최종 투하 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유사시 북한 ‘김정은 벙커’와 지하 핵시설 등을 타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후보는 “미국 국방부가 미국 공군 F35-A에 전술 핵무기를 통해 벙크 버스트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이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것을 바로 나토 5개 나라에 핵 공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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