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변화’를 주장한 가운데 여전히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가장 큰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등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신임 대변인단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 신임 대변인단에는 김영웅 전 전국장애인위원회 대변인과 김효은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지난 민주당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낙연 캠프’에 몸을 담았던 경력이 있다. 둘은 당시 각각 장애인위원장과 경기도 평화대변인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낙연 사람들’의 핵심인 이낙연 전 대표의 거리두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쿠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총리는 경선 이후 잠시 칩거에 들어간 뒤 최근 전국 각지를 돌고 있다. 이른바 ‘낙선 인사’를 하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일 그가 제주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당시 그는 “현재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이미 합류해 있다. 책임 의식에 맞게 활동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이 전 대표의 ‘거리 두기’로 인해 뒷말도 무성한 모양새다. 등판은커녕 이 후보의 ‘낙마’를 가정한 ‘플랜B’의 주인공으로 이 전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까지 왔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광주‧전남 매타버스 일정 중 이 전 대표를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다만 이 일정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다른 일정을 소화한 탓이다. 전북 일정 중 정세균 전 총리가 이 후보를 만나며 힘을 실어준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낙연 캠프에서 중진을 맡은 뒤 경선 이후 이재명 캠프로 합류한 설훈 의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김용민 사단법인 평화나무 이사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국회의원 SNS 활동 순위를 공개하며 설 의원을 ‘이 후보에 도움 될만한 SNS 글이 적게 올라온 의원’으로 분류했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둘의 만남 불발과 관련해 “(효과를 극대화할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계획적이라고 보진 않는다. 다른 일정이 있으니까 먼저 한다. (동행 일정과 관련한) 비중을 높게 보지 않은 것”이라며 “어쨌든 적극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비주류들이 후보 교체를 요구하거나 (정해진 후보를) 흔드는 상황은 이번 선거가 유일한 것 같다”며 “그냥 손을 놓고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당 소속으로 맞지 않는 자세”라고 말했다.
또한 “두 당 모두 후보가 교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지 (후보가) 바뀔 수 있고 바뀌면 출격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니까 내부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서 나가지 않고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