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후보’의 탄압설을 제기했다. 이 후보를 강조하며 야권 단일화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송 대표의 발언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는 11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송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의 정권교체라는 의미를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무조건 정권 교체 이야기를 한다. 내가 계속 강조한 것처럼 민주당 대표도 송영길로 바뀌었다. 이 후보는 거의 기소 돼서 죽을 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 것도 아니다. 정권 교체 등 이러한 감정적 보복 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가 옳지 않다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안 후보가 새로운 미래라고 주장하는 과학기술 강국 대한민국은 평생 검사만 하던 윤 후보하고는 같이 접점이 나오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정권을 뺏어서 그걸 나눠 먹자는 단순한 논리나 권력을 나눠 먹겠다는 야합이 아니어야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와 어느 쪽 후보와 가치가 적합하냐를 봐야 한다”며 “그냥 권력을 가져서 누가 더 많이 나눠 주냐, 장관 몇 자리를 더 나눠주냐 이렇게 야합하는 그런 것은 우리 국민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혁신비전회의에서 “선거기간 이기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를 사실과 다르게 평가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이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 열망이 크니까 문 대통령에서 이 후보로 바꾸는 것 역시 정권교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인 듯하다”면서도 “현재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자기 정체성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부정해버린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한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현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