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져 타자들을 돌려세웠던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36)이 18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장충고-중앙대 출신 유희관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호명되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줄곧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며 구단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130km 중반대에 달하는 느린 공을 던졌지만, 특유의 제구력과 변화구로 두산의 선발 축을 담당했다. 281경기(1410이닝)에서 101승69패, 평균자책점은 4.58을 거뒀다. 본격적으로 선발로 뛴 2013년부터는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유희관이 승수를 쌓는 동안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2015∼2021년)에 진출하고, 세 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을 차지했다.
유희관은 구단을 통해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우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후배들이 잘 성장해 베어스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