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27일) 코스피 시장에 진입한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상장 후 이틀 연속 급락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8.12% 떨어진 4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전날 시초가가 59만7000원에 결정됐고, 15.41% 내린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오른 것) 기대감도 컸지만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주가도 경쟁사 대비 다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경쟁사인 삼성SDI의 추정 PER(주가수익비율)은 36.15배다. 반면 LG엔솔의 추정 PER은 129.03배에 달한다.
두 기업의 실적을 비교해도 삼성SDI(영업이익 1조2000억원)가 LG엔솔(지난해 추정 영업이익 8000억~9000억원) 보다 높다.
일부 증권사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시가총액 250조원, PER(22년 추정기준 67배)다.
키움증권 김지산 리서치센터장은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2분의 1에 불과하다”며 “(실적과 경쟁력을 보더라도) 두 기업의 시가총액 격차는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SK하이닉스와 비교해도 LG엔솔의 주가는 실적 대비 고평가됐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누적 이익은 5조126억원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추정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의 5분의 1도 못미치는 8000~9000억원 수준이다. 당장 미래가치를 감안하더라도 실적 대비 주가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부문에서도 중국의 경쟁사 CATL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배터리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5%로 2위다. 1위 CATL(31.8%)과는 11.3%p 차이가 났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주가가 51만원을 넘어서면 세계 1위 기업인 CATL보다 비싸지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에 조기 편입이 확정됐으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 조기 편입에는 실패했다.
MSCI 지수 편입 시점은 다음달 14일 장 마감 후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