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소극적인 유권해석이 논란을 낳고 있다. 선관위가 ‘방송사 주관’을 넘어 방송사의 생중계‧녹화 중계 등을 모두 금지한 탓이다. 결국 선관위가 국민의 알권리를 제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3층 브리핑룸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뒤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관위가 원래 규정에도 없는 내용으로 유권해석을 했다. 법원에서도 뭐라고 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선관위가) 국민의 알권리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는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양자 토론 협상단의 질의에 ‘방송 중계’가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들은 법원의 가처분 내용인 방송사 공동주관은 물론 이들이 실행하는 실시간 중계방송, 전체 녹화 방송 등도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언론사 유튜브 채널을 통한 중계방송이나 전체 영상 게시 역시 금지했다.
또한 각 정당의 유튜브 채널을 제외한 다양한 형태의 양자 토론 영상 생방송 행위, 각 정당의 유튜브 영상을 받아 다시 송출하는 행위 등 역시 모두 할 수 없게 됐다.
결국 토론이 열리더라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게 된 셈이다.
아울러 선관위의 유권해석은 방송사 취재권을 제약함은 물론 국민의 알권리까지 제약한다는 비판이다. 토론회 전체 영상을 보고 판단할 국민들이 그 기회 자체를 잃어버린 탓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도 입장문을 통해 “선관위의 이해할 수 없는 유권해석은 이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지형을 만들어주려는 불법 선거 개입”이라며 “선관위의 편파적 유권해석으로 인해 대선후보의 정견을 확인하려는 국민들의 알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위배한 처사”라고 했다.
이 대변인도 “민주당에서는 옛날부터 양자 토론을 하자고 얘기했다가 막상 우리가 받으니까 여러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는 급기야 선관위까지 나서서 못하게 하고 있다”며 “(선관위 유권해석 대로) 중간중간에 필요한 부분만 나가면 국민의 알권리를 왜곡시키게 된다”고 비판했다.
MBC기자 출신인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 역시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원의 가처분은) 방송사 주관만 아니면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양자 토론은 양당이 합의한 것이다. 양당이 합의를 하면 방송사‧유튜브 등을 포함한 모든 생중계가 가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선관위의 결정은) 사실상 양자 토론을 아예 보지 말라는 의미”라며 “유튜브를 끌어다가 생중계하는 것도 막았다. 대장동 의혹에 관한 내용이 나올까 봐 일부러 가림막을 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