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도 넘은 골목상권 침해로 인한 규제 이슈, 연이은 자회사 상장과 경영진의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까지 겹치면서 6개월 전 대비 주가가 거의 반토막난 상태다.
그렇다고 당분간 반등 모멘텀도 없다. 카카오 주가는 여전히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본다면 고평가된 상태다. 게다가 향후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픽코마(일본법인) 등 자회사 상장이 예정돼 있다. 자회사가 상장은 모회사에겐 디스카운트로 작용할 수 있기에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5.76% 하락했다. 같은 IT플랫폼 기업인 네이버(-17.55%)와 비교해도 주가 하락 폭이 크다.
한때 고공행진하던 카카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원인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따른 정부 규제 강화 ▲지속적인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기업가치 훼손 ▲급등한 주가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미국발 금리인상과 증시 변동성 여파 등을 꼽을 수 있다.
한때 천장을 뚫을 기세였던 카카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결정적 계기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따른 정부여당의 규제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은 카카오와 같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문어발식으로 확장하고 있다면서 규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정부당국도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때부터 카카오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자회사 상장도 모회사인 카카오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와 같은 자회사를 연달아 상장했다. 일반적으로 모 기업이 자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게다가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픽코마(일본법인) 등 자회사도 연내 혹은 내년에 상장이 예정돼 있다. 연이은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인 카카오에게 디스카운트(할인) 요소다. 카카오가 플랫폼이 아닌 지주사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자회사 상장이 마무리된다면 카카오는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융 자회사 CEO(최고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도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들은 상장 이후 한달 남짓 지나자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총 44만993주(약 900억원)를 전량 매도했다. 이 가운데 류 전 대표는 23만주를 팔아 469억원의 차익(현금화)을 냈다. 카카오는 류 전 대표를 모회사 카카오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내정했으나 먹튀 논란이 불거지자 류 대표는 사의를 표했고 카카오 이사회는 이를 수용했다.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과 증시 변동성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카카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00배가 넘는다. 주가가 6개월 전 대비 40~50%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PER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PER이 11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고평가인 것이다. 글로벌 메신저 기업 메타플랫폼(페이스북)의 PER은 약 30배다. 미국발 금리인상도 고PER 주식인 카카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 시장이 큰 조정으로 흔들렸을 때 대부분 고PER 종목인 테슬라, 엔비디아, 유니티소프트웨어, 로블록스 등의 주가 변동 폭이 컸다. 반면 PER이 상대적으로 낮은 애플은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적었다. 아직 연준의 테이퍼링과 긴축 이슈는 여전히 잠재된 악재이기에 아직 주가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자회사 오버행(대량의 잠재적 주식 매도 물량) 이슈도 여전히 악재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상장 후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종료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6일부터 카카오뱅크에 대한 보호예수(상장 후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는 기간) 물량을 매도할 수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