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눈총에 시중은행, 비이자수익 확대 박차

이자장사 눈총에 시중은행, 비이자수익 확대 박차

기사승인 2022-02-17 06:01:01
주요 시중은행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이자수익을 통한 예대마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부문 이익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나 금융소비자보호법 강화로 인해 WM(자산관리)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IB(투자금융) 부문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지주 계열사 혹은 PEF(사모펀드)와 협업하면서 IB 시장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17일 금융권과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이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IB(투자금융)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은행권에서 체결한 인수금융 빅딜은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KB국민은행 인수 주관) ▲글로벌 사모펀드 KKR의 SK E&S 우선주(2조4000억원 규모) 인수(KB국민은행 ▲베인캐피탈의 클래시스 인수(하나은행과 삼성증권 공동주관) 등이 있다. 

PEF(사모펀드)가 운용하는 펀드에 LP(기관투자자)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IMM홀딩스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과 함께 삼성생명 지분(이서현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IMM홀딩스 산하의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ICS)가 구성한 펀드에 신한금융 자회사가 LP(기관투자자)로 나서는 방식이다. 지분 매입을 위한 출자 규모는 1200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가 500억원,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360억원, 신한은행이 200억원, 신한캐피탈이 100억원, 펀드의 운용사(GP)인 IMM이 50억원을 출자한다. 

이밖에 바이아웃 투자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에도 시중은행들이 자금을 출자했다. KB국민은행(200억원), 우리은행(49억원)이 VIG파트너스의 블라인드펀드 ‘VIG 4호 사모투자합자회사’(VIG 4호 펀드)에 투자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유진투자증권과 함께 원당1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위한 PF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사업을 위한 PF 조달 금액은 총 227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470억원), 농협은행(500억원), IBK중소기업은행(1300억원)이 자금을 공급했다. 주관사인 신한은행은 차주(시행사)인 ‘원당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SPC를 통해 ABCP(유동화기업어금)을 발행했다.

하나은행도 BK투자증권과 함께 홈플러스 동대문점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사업에 참여했다. 사업 시행사는 ‘주식회사 더미래’다. IBK투자증권이 사업의 주관을 맡았고, 하나은행은 SPC(특수목적법인)을 세워 500억원의 자금을 사업 시행사에 조달한다. 마련된 자금은 사업부지 매수대금, 금융비용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시중은행이 IB 부문에서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올해 초 도입된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인한 WM 사업 위축 가능성 ▲높은 수수료 수익 ▲커져가는 국내 PEF 입지 등이 작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도입되면서 은행들의 금융상품 판매는 더욱 까다로워 졌다”며 “오히려 리스크는 있지만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IB 사업이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내 PEF들의 위상이 커지면서 과거와 반대로 은행들이 이들의 펀드 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AI(인공지능)을 적용한 금융서비스 비중도 커지면서 기존 고객 관리 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영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