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전력 강화에 한창이다. 프로 데뷔 후 우승이 없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91승 71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시즌 최종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지만 최종전 승리에도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92승 70패)에 한 게임차로 밀리면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진출권을 따내는데 실패했다.
시즌이 끝나고 전력 유출도 있었다. 지난 시즌 팀의 투타 핵심이었던 로비 레이와 마커스 세미엔이 자유계약(FA)으로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우완 스티븐 마츠도 팀을 떠났다.
토론토는 차기 시즌 대권 도전을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FA였던 우완 투수 케빈 가우스먼과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넘어온 우완 호세 베리오스와 7년에 1억 달러(약 1170억원)가 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33경기에 등판한 가우스먼은 192이닝을 소화하며 14승 6패, 평균자책점 2.81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베리오스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토론토에 합류했고, 12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한 일본인 왼손 투수 키쿠치 유세이가 토론토에 합류했다. 토론토는 가우스먼-베리오스-류현진-알렉 마노아-키쿠치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타선도 강력해졌다. 지난 시즌 실버슬러거 수상자인 2루수인 세미엔이 빠졌지만 지난 16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올스타 3루수 맷 채프먼을 영입했다. 채프먼은 지난 해 타율 0.210에 그쳤지만 27홈런 72타점으로 상당한 장타력을 보여줬다. 과거 골드글러브를 3차례나 수상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자랑한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팀 타율 2위(0.266) 팀 홈런 1위(262개) 팀 타점 2위(816점)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796)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생산력을 뽐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조지 스프링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보 비셋,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등 ‘핵 타선’을 갖추고 있는 토론토는 채프먼을 영입하면서 더욱 강력한 타선을 만들었다.
토론토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외신에 따르면 토론토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3루수 호세 라미레즈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래틱의 켄 로젠탈은 17일 “토론토가 라미레즈의 트레이드에 대해 클리블랜드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라미레즈는 MLB 통산 타율 0.278 163홈런 540타점 154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이다. 지난해에는 타율이 0.266으로 다소 떨어졌지만 36홈런 111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파워는 갖춘 타자다.
토론토는 라미레즈를 데려온다면 2루수로 쓸 계획이다. 현재 세미엔이 빠진 뒤 2루가 공백이다. 라미레즈에게 2루수는 낯선 포지션이 아니다. 빅리그에서 2루수로 145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토론토가 라미레즈까지 영입한다면 토론토는 게레로 주니어-라미레즈-비솃-채프먼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내야진을 구성할 수 있다.
외신들은 탄탄하게 전력을 보강 중인 토론토에 주목하고 있다.
야구 통계 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17일 2022시즌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발표했다. 토론토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12%로 14.9%를 기록한 LA 다저스에 이어 2위였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의 프로 첫 우승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약 17년 가까이 프로 무대를 누비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막강한 전력이 갖춰진 만큼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평가받는다.
MLB닷컴은 류현진의 활약이 필수라고 내다봤다. MLB닷컴은 “토론토의 가장 큰 변수는 류현진이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2020년의 모습을 되찾으면 가장 좋겠지만, 비슷하게라도 해준다면 토론토는 최강 선발진이 될 것”이라며 “류현진이 지난해처럼 부진하다면 다른 선발 투수들이 압박을 받게을 수 있다. 토론토로서는 ‘베스트’ 류현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