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8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3조1천968억원(54.2%)이 증가한 9조94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로 전년(9.1%) 대비 3.4%p 상승했다.
수수료 수익으로 2020년보다 23.2% 증가한 16조8048억원을 챙겼다.
특히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가 55.4% 늘어나는 등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수탁 수수료가 8조708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IB 부문 수수료는 31.9% 증가한 5조1901억원으로,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는 33.1% 증가한 1조369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좋지 않다. 국내 증권사는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투자에 힘입어 이익을 크게 늘렸지만 시장의 열기가 식은 4분기는 직전분기(3분기) 대비 약 48% 줄어든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더욱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지난 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동기대비 42.4% 감소한 18조7000억원이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대비 9.6% 감소했다. 일평균거래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한 2020년 3월(18조4900억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것은 투자심리가 그만큼 위축된 탓이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예고돼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플레이션 상황도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금융시장의 다양한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SK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원유, 천연가스, 곡물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다”며 “이는 연준의 긴축 부담을 커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며 “이는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및 글로벌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대내외 자본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증권회사의 이익 성장세가 둔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고위험자산 투자 확대 등에 대해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