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력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실적 희비가 뚜렷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역대 최대 이익을 내면서 1등 운용사의 위상을 유지했고, 이지스자산운용은 큰 폭의 성장세로 운용업계 2위(순이익 기준)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에셋과 라이벌로 불리는 삼성자산운용은 소폭의 실적 개선에도 순위가 밀려났다. 또다른 대기업집단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은 오히려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 7월 구원투수로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348개사)의 지난해 말 순이익은 2조1643억원으로 전년(1조2951억원) 대비 8692억원(67.1%)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수수료 수익과 증권투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전년(3조9719억원) 대비 40.6% 증가한 1조6109억원을 기록했다. 운용자산도 1322조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다만 운용사 마다 이익 성과는 엇갈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업계 1위 운용사 답게 지난해 3965억원(별도 기준)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동기(2473억원) 대비 60.33% 늘어난 수치다.
실적 성장 배경에는 자금유입에 따른 효과, 국내외 관계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계열사 미래에셋캐피탈은 순이익은 4290억원으로 전년(3866억원) 대비 10.96% 증가했다. 이어 해외 계열사인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도 기업의 ‘캐시카우’로서 역할을 독톡히 해내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는 해외 ETF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사로 2016년 12월에 홍콩에 설립됐다.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의 지난해 순이익은 약 411억원으로 전년(3억원) 대비 급증했다.
부동산전문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성과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442억원) 대비 95.92% 증가한 866억원이다. 순이익만 놓고 보면 KB자산운용(778억원), 삼성자산운용(739억원)을 제친 업계 2위를 기록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저금리 기조와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 부동산 및 대체투자로 자금이 몰리면서 신규 펀드 설정과 함께 투자자산도 성공적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운용사들의 평균 성과(순이익 성장)에도 못 미쳤다. 이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206억원) 대비 10.19% 감소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평균 순이익률이 67.1% 오른 것과 달리 역성장을 이룬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현재 수년 간 성장 정체기를 걷고 있다. 지난 2017년 한화자산운용의 순이익은 381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성과는 거의 반토막 난 것과 같다. 반면 자기자본 순위에서 한 단계 아래인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같은 시기 대비 103.61% 순이익이 증가했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한두희 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 신임대표로 맞이했으나 아직 두드러진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의 취임 이후 한화자산운용은 ‘ESG 액티브 ETF’ 2종을 새로 선보였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다. ESG 액티브 ETF인 ‘ARIRANG ESG가치주액티브’와 ‘ARIRANG ESG성장주액티브’는 6개월 누적 기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30일 종가기준 ‘ARIRANG ESG가치주액티브’와 ‘ARIRANG ESG성장주액티브’는 각각 8975원, 8855원으로 마감했다. 해당 펀드 두개는 6개월 누적 기간 동안 각각 5.80%, 6.62% 손실을 낸 상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